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혀 좀처럼 반등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1분기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대거 팔아치운 것으로 파악됐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1분기 국내 주식을 총 7조 6천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이 중 유가증권시장이 5조 8천억 원, 코스닥시장이 1조 8천억 원 규모다.
지난달(3월)에만 5조 1천억 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해 8월(6조 3천억 원) 이후 최대다. 외국인이 보유한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도 지난 1일 기준 31.61%로 2016년 1월 28일의 31.54% 이후 6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외국인의 타깃에 놓인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월 27일 상장한 바 있는데, 이후 외인들은 3월 말까지 2조 9,471억 원어치를 매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 금액의 절반을 웃돈다.
뒤이어 삼성전자(1조 168억 원), 카카오(9,667억 원), 네이버(9,570억 원), 현대차(8,598억 원), 삼성SDI(8,528억 원) 등의 순이었다.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SK하이닉스(1조 1,808억 원), LG화학(9,133억 원), 현대글로비스(6,721억 원) 등이 올랐다.
외국인의 '셀코리아'에 발목이 잡힌 국내 증시는 1분기 동안 코스피는 7.7%, 코스닥은 9.0%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배경으로는 연초부터 불거진 긴축 우려에 지정학적 위기와 물가 상승에 대한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유안타증권은 증시 상승 제한의 원인을 "(기업 실적이) 전망치를 하회했다는 점과, 새로울 것이 없었던 가이던스가 제시되었다는 실망감 및 이익 Cycle(사이클)의 하락세"로 분석했다.
다가올 1분기 어닝시즌도 어두울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더해 오미크론 확산은 물론 예상치를 벗어난 유가와 환율, 인플레이션로 인한 투입물가의 상승 등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익사이클의 하락 추세가 당분간 지속되면서 주가 반등이 어려울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