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TV 업체인 삼성전자와 TV용 디스플레이 시장 1위인 LG디스플레이의 '동맹설'이 가시화되면서 전자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3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TV용 올레드 패널 공급 문제와 관련해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이날 "양측이 계속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만 협상 타결이 임박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협상에 진척이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면서 "협상 결과는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LG디스플레이 정호영 사장은 지난 23일 주주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삼성전자와의 TV용 올레드 협업 가능성에 대해 "조건이 맞고 상호 윈윈할 수 있다면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DX 부문장 한종희 부회장도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2' 기자간담회에서 "올레드 패널 구매는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있다"고 언급했다.
TV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해온 삼성과 LG의 동맹설이 계속 나오는 것을 두고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QD(퀀텀닷) 올레드 TV를 출시하며 올레드 TV 시장에 재진출했다. 2013년 올레드 TV 출시 후 수율(결함이 없는 합격품의 비율) 문제 등으로 사업을 접은 후 9년 만이다.
이에 앞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말부터 대형 QD 올레드 패널 양산에 돌입했다. 그러나 현재 생산량은 TV 100만대를 만들 수 있는 수준이어서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QD-올레드 TV를 북미와 유럽에서만 출시하고, 국내에선 출시하지 않은 이유도 패널 공급량 부족 때문으로 전해진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기준 파주사업장과 중국 광저우사업장을 중심으로 연간 TV 1천만대분의 올레드 패널 생산능력을 갖췄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현재 물량과 가격 문제 등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 입장에서는 다양한 공급처를 확보해야 하는데, 올레드 패널을 만드는 곳이 사실상 LG디스플레이 한곳이어서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삼성이 원하는 패널 물량을 원하는 가격에 줄 수 있느냐가 관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증권가에선 올레드 TV 라인을 새로 출시한 삼성전자가 현재의 패널 공급 부족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LG디스플레이와 협업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투자증권 정원석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받은 올레드 TV 패널 공급량만으로는 역부족"이라며 "삼성전자 입장에서 프리미엄 TV 시장 중심 점유율 유지를 위해 LG디스플레이의 TV용 올레드 패널 구매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로부터 올레드 TV 패널을 공급받을 경우, 예상 공급량은 올해 100~150만대, 2023년 400만대, 2024년 500만대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