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는 위험을 감수하고자 하는 개인적 성향보다는 타인에게 편승하려는 심리, 일명 '밴드왜건' 효과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현상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인식에서 비롯된다는 지적이다.
28일 연합뉴스가 입수한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의 '집의 의미와 주택 시장 과열의 심리' 보고서는 서울 시민 1천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내놨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까운 기간 내 주택을 거래할 의향이나 계획을 갖고 있을수록 편승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시 편승 성향은 '많은 사람이 선택하는 집이 좋은 집이다', '분양시장에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에 나도 거기에 투자해야 한다' 등 총 8개 문항에 동의하는 정도를 각 4점 척도로 평가해 재점수화했다.
향후 2년 안에 주택을 거래할 계획이 있는 집단은 전체의 34.7%로, 편승 성향이 4.12점을 기록해 모든 집단 중 가장 높았다. 이어 2∼5년 사이(44.6%)는 3.82점, 의향 없음(20.8%)은 3.58점이었다.
이러한 편승 성향은 개인의 적극적인 투자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편승 성향이 1점에서 6점으로 올라갈수록 투자 적극성(10점 만점)도 이에 따라 4점대에서 8점대로 꾸준히 증가했다.
반면 개인의 위험 감수 성향(7점 만점)의 경우 점수에 상관없이 투자 적극성이 6점대로 고정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갖지 않았다.
한편 전체 응답자의 48.4%는 부동산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격 하락을 전망한 경우는 10.0%였다.
가격 상승을 전망하는 이유로는 '현재 거주 지역의 가격 상승 기미'가 28.1%를 차지해 가장 많이 꼽혔다. '부동산은 무조건 오른다'는 이유도 12.2%를 차지했다.
보고서를 집필한 김석호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장은 "부동산 투자 경향은 타고난 위험 감수 성향보다는 부동산 심리나 투자 관련 군중 행동에 의해 결정된다"며 "부동산 시장은 버블이 만들어지기도 쉽지만, 버블이 급속히 꺼질 수도 있는, 시그널에 민감한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습 효과와 편승 효과가 강하게 나타나는 주된 이유는 정부 정책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신에 기인한다"며 "정책 실패가 예견되기 때문에 정책 기조와 반대로 주택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신념을 공유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투명하고 일관적인 부동산 정책을 통해 학습효과와 편승효과의 순환고리를 잘라낼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료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