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파가 이어졌지만, 한강이 얼었다는 소식은 예년보다 늦어지고 있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까지 올겨울 첫 한강 결빙(結氷)이 이뤄지지 않았다.
한강이 얼었는지는 '한강대교 두 번째와 네 번째 교각 사이에서 상류 쪽으로 100m 떨어진 곳의 직사각형 구역'이 결빙됐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강 수면이 얼음으로 덮여 강물이 보이지 않으면 결빙됐다고 한다.
이날 한강이 얼더라도 예년보다 닷새 늦다.
최근 추위가 매서웠지만 한강이 얼지 않은 까닭은 강이 얼 만큼 충분히 오랫동안 춥지는 않아서다.
기상청이 최근 5년간 한강 결빙 전 기온을 분석해보니 결빙일 전 나흘 정도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10도를 밑돌았다. 지난겨울은 작년 1월 19일에 한강이 결빙됐는데 그 닷새 전부터 서울 최저기온을 보면 영하 8.4도, 영하 9.9도, 영하 12.0도, 영하 16.5도, 영하 18.6도였다. 결빙일엔 영하 16.6도였다.
최근 서울 최저기온은 14일과 12일, 11일엔 각각 영하 10.1도와 영하 11.3도, 영하 10.3도로 영하 10도 아래였지만 13일은 영하 8.9도였고 10일과 9일은 영하 3.4도와 영하 1.2도로 평년 최저기온을 웃돌았다.
서울 최저기온이 41년 만에 가장 낮았던 작년 12월 26일(영하 15.5도) 즈음에도 25~27일 사흘간만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10도를 밑돌았다.
최근 바람이 세게 부는 점도 한강이 어는 것을 막은 요인이다. 바람이 강하면 물결이 크게 일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서울 최대 풍속과 최대 순간풍속은 3.4㎧와 7.6㎧로 시속으론 시속 12.24㎞와 시속 27.36㎞였다.
기후변화로 한강이 어는 시점도 늦어지고 있다.
한강이 가장 빨리 얼었던 때는 1934년으로 결빙일이 12월 4일이었다.
1940년대까지만 해도 대체로 12월 중순이면 한강이 얼었다.
2000년 이후엔 2005년(결빙일 12월 18일)과 2017년(12월 15일) 두 해를 제외하고는 전부 12월 말과 이듬해 1월 사이 한강이 얼었다.
1920년부터 1940년까지는 12월에 한강이 결빙된 해는 17번이지만 2000년대 이러한 경우는 총 6번에 그친다.
한강에서 결빙이 관측되지 않은 적은 1960년, 1971년, 1972년, 1978년, 1988년, 1991년, 2006년, 2019년 등 8번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