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수주 풍년으로 화려한 부활을 알린 국내 조선업계가 AI와 소프트웨어 등 IT 인재 수혈에 한창입니다.
미래형 선박의 종착점이 '자율운항'에 있다고 본 것인데요.
하지만 정작 필요한 인력수급 문제는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신재근 기자입니다.
<기자>
사람의 조작이 전혀 없는 자율운항 선박이 좁은 협수로를 자유자재로 통과합니다.
심지어는 스스로 정해진 위치에 주차까지 합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지난 6월 개발한 인공지능(AI) 자율운항 선박의 모습입니다.
삼성중공업은 두 달 전 자율운항 선박 간 충돌 회피 기술 실증에 성공했고, 대우조선해양은 자율운항 선박의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를 보안하는 기술 등을 개발했습니다.
국내 빅3 조선사는 소프트웨어와 AI(인공지능) 전문가 채용에도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SW프로그래밍과 자동제어 분야 인력 채용을 하고 있고, 현대중공업그룹과 삼성중공업 역시 VR과 AR, AI알고리즘 분야 연구인력을 수시 채용하고 있거나 채용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는 모두 충돌회피와 자율유지보수 기능 등 자율운항에 필수적인 기술입니다.
국내 조선업계가 자율운항 선박 개발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단순 선박 건조만으론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중국의 선박 건조 능력이 저가 공세를 앞세워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기 때문에 한국은 LNG선 등 강점을 보이고 있는 기존 친환경 선박에 더해 스마트 선박으로 차별화를 내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인력 수급의 불확실성은 시급히 해결돼야 할 과제란 지적입니다.
수년간 이어져 온 불황 여파로 조선업 인력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데다, 조선 관련 학과로 진학을 원하는 학생 수도 내리막을 걷는 중입니다.
전문가들은 대학에서부터 자율운항 등 추세에 맞는 커리큘럼으로 인재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김용환 / 서울대 조선해양공학 교수 : 현재 대학에서 교육하고 있는 방법들이 과거에 조선해양의 전통적인 방식들을 아직도 유지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커리큘럼을 개발한다든지, 앞으로 미래에 필요한 지식들을 계속 습득하게 하는 변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자율운항 선박 시장이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7%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 선점을 위해선 교육 현장부터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재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