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절벽에도 '신고가'…서울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세

입력 2021-09-26 11:25
수정 2021-09-26 11:26


서울에서 아파트 거래절벽 상황이 심화하고 있지만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2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628건으로, 지난달(4천11건)의 6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거래신고일은 계약 후 30일 이내여서 신고 기간이 아직 남아 있지만, 추세로 볼 때 올해 가장 적은 거래량을 기록했던 4월(3천666건)을 밑돌 가능성이 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부동산 업계는 정부의 경고대로 '집값이 오를 만큼 올랐다'고 판단하는 매수자가 많아진 반면 집주인들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집값을 내리지 않아 거래절벽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집값 고점 논란에도 주요 재건축 추진 단지와 중저가 단지에는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신고가 거래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특히 재건축 단지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재개발·재건축 등의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구체화하면서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조사 통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준공 20년 초과 아파트값은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주간 누적 기준 5.90%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준공 5년 이하인 신축이 3.36% 오른 것과 비교하면 1.8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재건축 사정권에 든 단지의 상승세가 통상 인기 있는 신축 단지보다 더 가파른 것이다.

서울을 5개 권역으로 나눠서 보면 20년 초과 아파트값은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이 7.00%로 가장 많이 올랐고 이어 동북권 6.24%, 서남권 4.97%, 서북권 4.57%, 도심권 3.49% 등의 순이었다.

'강남권'으로도 불리는 동남권에는 압구정·대치·서초·반포·잠실동 등의 주요 재건축 단지가 몰려 있다. 이들 단지가 아파트값 상승을 견인한 셈이다. 동북권에는 노원구 상계동 등의 주공아파트를 중심으로 재건축 추진이 활발하고, 서남권은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를 중심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가 몰려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 공개시스템에 신고된 실제 거래에 따르면 작년 말 재건축조합 설립 인가를 받은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2차의 경우 전용면적 137.66㎡가 이달 11일 41억원(1층)에 신고가로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 거래인 4월 35억4천만원(4층)과 비교하면 5개월 만에 4억6천만원 올랐다.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도 전용 117.585㎡가 지난달 23일 23억8천만원(13층)에 신고가로 거래되면서 연초 대비 3억∼4억원 올랐다. 이 아파트는 최근 재건축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76.5㎡ 역시 지난달 12일 25억4천만원(6층)에 이어 18일 25억8천만원(4층), 25일 26억4천800만원(6층)에 각각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82.61㎡는 7월 28억4천만원(9층)에 신고가로 거래된 데 이어 지난달 28일 29억7천800만원(14층)에 계약서를 썼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 76.79㎡도 지난달 12일 24억원(10층)에 신고가로 거래된 데 이어 그달 31일 24억2천만원(5층)에 매매돼 신고가 기록을 한 달에 두 번 다시 썼다. 이 아파트 84.43㎡는 지난달 11일 26억2천500만원(4층)에 신고가 거래 이후 19일 27억원(12층), 25일 27억8천만원(6층)에 각각 거래되며 신고가 기록을 세 차례 경신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