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너마저"…돌파구 막힌 '르·쌍·쉐'

입력 2021-09-02 17:12
수정 2021-09-02 17:12
'르·쌍·쉐' 점유율 급감
전기차 출시도 '불투명'
<앵커>

국내 자동차 브랜드 중 현대차·기아는 점유율을 점점 늘려가는 반면, 일명 ‘르·쌍·쉐’라고 불리는 르노삼성과 쌍용차, 한국지엠은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대를 맞아 반전의 계기를 만들어야 하지만 이마저도 수입 브랜드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송민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올해 상반기 르노삼성과 쌍용차, 한국지엠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불과합니다.

판매가 부진하다 보니 생산량도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한때 25%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현대차, 기아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이제는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국내외 다양한 브랜드가 전기차와 같은 미래차에 집중하고 있지만 이들 브랜드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출시 일정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르노삼성은 중국 지리 자동차의 전기차 브랜드인 링크앤코(Lynk & co)와 위탁 생산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까지 구상 단계라 밝힐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입장이고,

쌍용차는 코란도를 베이스로 만든 전기차, 이모션을 공개했지만 국내 출시는 계속 미뤄지고 있습니다.

그나마 한국지엠 산하의 쉐보레 ‘볼트’가 이달 국내 출시를 준비했지만 잇단 배터리 화재로 전량 리콜에 들어가면서 이마저도 불투명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모기업이 외국계라는 점이 전기차 전환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합니다.

[이항구 /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 : 배터리야 국내 조달이 가능하지만 모터, 인버터, 컨버터 등 핵심부품들을 국내에서 조달하기는 외국계 3사는 거의 제한적이에요. 또 전기차 생산을 위해서 라인도 교체해야 되거든요. 결과적으로 일부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것도 있거든요. 노사 간 대립적인 게 많은데. 외국계 3사가 인력 구조조정이라는 문제를 쉽게 극복하고 전기차로 전환할 수 있을까 이건 장담하기 어려워요.]

반면, 해외 자동차 브랜드들은 국내 시장 진출에 적극적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말 고급 전기차 세단, EQS를 출시한다고 밝혔고, BMW와 폭스바겐도 각각 ix와 ID.4 등 다양한 형태의 전기차 출시 계획을 내놨습니다.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 / EQS 수석 엔지니어 : 이제는 집에서 재설계하는 지능형 배터리 관리 시스템을 운영할 수도 있습니다. EQS를 최신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1년 동안 업데이트해왔습니다. 이 모든 것이 시행착오를 거치며 이제는 완성단계에 이르렀습니다]

르노삼성과 쌍용차, 한국지엠이 출구 없는 막다른 길로 내몰리는 사이 국내외 경쟁 브랜드들은 이 자리를 대체하기 위해 보폭을 더욱 넓히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송민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