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조 재활용 배터리 시장 잡아라”

입력 2021-07-08 17:23
수정 2021-07-08 17:23
600조 재활용 배터리 시장
글로벌 기업 경쟁 ‘본격화’
<앵커>

하늘색 번호판을 단 전기차들이 도로 위를 질주하는 모습. 이제는 흔히 볼 수 있게 됐는데요,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에 돌입하면서 수명이 다한 전기차 배터리를 어떻게 하면 재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가 한창입니다.

이번 이슈플러스 시간에는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시장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에는 문제가 없는지 짚어보겠습니다.

송민화 기자입니다.

<기자>

제 뒤로 보이는 차는 테슬라의 대표 전기차 ‘모델S’입니다.

지난 2012년 첫 선을 보인 이 차는 전기차 시대를 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국내에서는 2014년만 하더라도 2,700여 대에 불과하던 전기차가 지난해에는 13만 5천여 대로 50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자연스럽게 폐배터리를 처리하는 문제는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업계는 전기차 배터리의 교체주기를 보통 10년 안팎으로 보기 때문에 앞으로 폐배터리가 대량으로 방출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10년도 안 돼(2029년) 8만 개가 넘는 폐배터리가 쌓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업계는 그러나 이 같은 상황을 오히려 기회로 보고 있습니다.

유럽의 탈 탄소정책을 신호탄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지난해 1조 7천억 원 규모에서 2030년에는 20조 5천억 원, 2050년에는 600조 원 규모로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전기차와 배터리 업계는 재사용과 재활용이라는 두 가지 큰 틀에서 사업 모델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폭스바겐이나 BMW 등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배터리가 에너지저장장치 ESS로 재사용이 무난하다는 점에 착안해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올해 초, 현대차가 화학회사인 OCI와 손잡고 전기차 폐배터리를 태양광 발전에 활용하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재사용보다 시장 규모가 크고 수익성도 좋은 재활용 분야는 벌써부터 경쟁이 치열합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에코프로와 함께 양극재를 추출해 재활용하는 사업에 나섰고, 미국의 배터리 재활용 기업인 리-사이클과 최근, 폐배터리 재활용 계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폐배터리에서 수산화리튬 형태로 리튬을 회수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해 재활용 초읽기에 들어갔고, 삼성SDI는 재활용 전문 기업인 피엠그로우에 지분을 투자하고, 성일하이텍과 같은 재활용 업체들과도 협업하고 있습니다.

포스코나 두산중공업과 같은 기업들도 폐배터리 관련 사업 모델을 다각화하면서, 국내외 기업 간 합종연횡도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송민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