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80% 내리는 펄어비스...액면분할 마법 통할까 [박해린의 뉴스&마켓]

입력 2021-03-31 18:14
수정 2021-03-31 18:14
<앵커>

박해린 증권부 기자와 함께 하는 뉴스&마켓 시간입니다.

박 기자, 오늘은 액면분할에 대해 나눠보고 싶습니다.

최근 카카오도 그렇고 오늘은 펄어비스의 액면분할 소식이 이슈였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펄어비스는 어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액면분할 안건을 가결했습니다.

액면분할이란 단어 자체를 어렵게 생각하시는 분들 많던데, 쉽게 생각하면 주식을 쪼개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번에 펄어비스는 1주의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원으로 바꾼다고 했습니다.

5분의 1로 주식을 나누겠다는 겁니다.

펄어비스의 최근 주가가 30만원정도 되니까 30만원으로 일단 가정을 해보면 1주당 6만원이 되는 겁니다.

<앵커>

30만원짜리 주식이 6만원이 된다는 거군요.

그럼 시가총액이 줄어드는 것 아닙니까?

<기자>

아닙니다. 시가총액은 그대로입니다.

주식을 쪼개는 것이라고 말씀드렸죠.

1주가 5주가 되니, 주식 수는 5배가 늘어나는 겁니다.

현재 펄어비스의 발행 주식 총 수가 1,320만주 정도 되는데 액면분할 이후에는 곱하기 5를 한 6,600만주 정도가 됩니다.

정리하자면, 주가는 5분의 1로 낮아지고, 주식 수는 5배가 많아지는 겁니다.

<앵커>

언제 이게 반영되는 거죠?

아마 이 기사를 못 보고 묵혀두셨던 투자자라면 계좌에 큰 변화를 발견하고 당황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자>

그렇죠.

일단 다음 달 13일부터 15일까지 거래가 정지됩니다.

16일부터 신주가 상장돼 거래되는 겁니다.

즉 12일까지 보유하고 있으면 16일에 1주당 가격은 5분의 1로 낮아지고 주식 수는 5배로 늘어나는 겁니다.

평가금액은 그대로고요.

<앵커>

왜 기업들이 이런 결정을 내리는 겁니까?

<기자>

액면분할은 기업의 재무구조에는 영향이 없지만, 수급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적지 않습니다.

30만원짜리 주식을 접근하기엔 다소 문턱이 높지만, 6만원이라고 가정하면 부담이 많이 줄어들죠?

주가가 가벼워지고, 주식 수도 늘어나면서 거래도 활성화되니까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앵커>

네, 보통 시장에선 호재로 인식을 하는 경향이 있죠.

오늘도 2%대 상승 마감했군요.

<기자>

네, 그렇지만 액면분할이 곧 주가 상승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사실 기업 가치는 그대로인데, 주가가 가벼워지고 주식 수만 많아진 거잖아요.

국민주로 불리는 삼성전자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265만원이던 주식이 50대 1로 액면분할하면서 2018년 5월 4일 주가는 5만3,000원으로 시작하게 됩니다.

보시다시피 액분 이후 첫날 2%대 하락한 이후 상당 기간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다가 종가 기준으로 5만3천원 위로 처음 올라온 게 다음해 11월 6일입니다.

1년 반이란 시간 동안 많은 투자자들이 가슴 앓이를 했겠죠.

지금 보면 오늘 기준으로 삼성전자 주가는 8만2,000원 정도 됩니다.

이 기간 상승률을 따져보면 55% 정도 나옵니다만, 보유 기간에 따라 손실을 봤던 분들도 꽤 됐을 겁니다.

즉, 액면분할이 무조건 주가 상승을 가져온다고 보기는 어렵고, 꼭 기업가치까지 따져보고 투자하셔야 합니다.

<앵커>

네, 그럼 펄어비스의 기업가치에 대한 얘기를 좀 나눠보도록 하죠.

박 기자, 최근 게임주들이 확률형 아이템 논란 등 유저들 사이에서 공분을 사면서 주가도 고꾸라지고 있는데,

펄어비스는 어떻습니까.

<기자>

최근에 게임주는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입니다.

그래도 펄어비스는 그나마 '선방'하고 있단 평가가 나옵니다.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던 지난 2월 5일 기준으로 보면, 현재까지 7%가량 빠진 상황입니다.

같은 기간 게임업계 대장주 엔씨소프트가 10% 넘게 내린 것과 비교하면 낙폭이 그렇게 크진 않죠.

<앵커>

그렇네요.

왜 그런 겁니까?

<기자>

확률형 아이템으로 논란이 된 게임 형태는 특히 MMORPG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온라인에 접속해 자신의 캐릭터를 키워나가는 방식인데요.

유저 간 경쟁심을 자극하니까 더 많은 돈을 투자해 더 강해지려는 심리를 게임사들이 자극합니다.

펄어비스의 게임은 다른 게임사들에 비해 과금 유도가 적다는 평가를 받아 '착한 게임사'라는 별칭이 붙었습니다.

물론 상대적으로 적다는 거지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앵커>

상대적으로 착한 편이군요.

<기자>

또 매출 중 해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70%정도라는 점도 특징적입니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으로 잘 알려져 있죠.

출시 당시 한국보다 일본, 러시아, 북미, 유럽 등에서 말 그대로 '대박' 이 났었습니다.

북미와 독일, 러시아 등에서 2019년 최고의 MMORPG로 선정되기까지 했고요.

최근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는 국위선양하겠다란 뜻까지 밝혀서 화제가 됐습니다.

<앵커>

자신감이 대단하군요.

<기자>

네, 출시를 앞둔 '붉은사막'이란 게임에 대해 그만큼 자부심을 드러낸 건데요.

붉은사막은 창업주인 김대일 의장이 진두지휘 중인 기대작입니다.

지금 나오고 있는 영상이 붉은사막입니다.

지난해 북미 게임 시상식에서 영상이 공개된 이후 벌써부터 큰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앵커>

신작 효과는 언제쯤 주가에 반영될까요.

<기자>

하반기부터 붉은사막에 대한 모멘텀이 강해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환율 영향 등으로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았는데 올해는 하반기부터 큰 폭의 실적 개선도 기대됩니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대비 매출액이 18% 정도 늘고, 순이익은 58%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화면을 통해 증권사들이 분석한 평균주가와 현재가의 차이를 확인해 보시기 바라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