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특검으로…신도시 게이트 번지나 [투기로 얼룩진 대한민국]

입력 2021-03-17 17:19
수정 2021-03-17 17:19
<앵커>

전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LH 직원의 땅 투기 사건이 '부실 조사' 논란 끝에 결국 특검으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지방자치단체에 이어 정치권까지 투기 의혹이 번지면서 이른바 '신도시 게이트' 사건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이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변창흠 / 국토교통부 장관 : 투기 의혹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관련자 처벌을 명확하게 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투기 의혹을 뿌리 뽑겠다'며 지신했던 정부의 1차 조사 결과는 말 그대로 처참한 수준이었습니다.

1만4천여명에 달하는 국토교통부와 LH 전 직원에 대한 조사에서 적발된 투기 의심자는 모두 20명.

그 마저도 사전 제보자를 제외하면 새로 찾아낸 직원은 겨우 7명에 불과합니다.

개인정보 이용 동의서를 늦게 제출한 나머지 직원에 대한 추가 조사에서도 의심자를 찾지 못했습니다.

단순한 명단 비교와 조사단 구성 등을 감안하면 '결과가 뻔한 조사였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김웅 / 국민의힘 의원 : 본인 명의로 땅을 산 사람은 정말 하수입니다. 고수는 다른 사람 명의으로 삽니다. 신탁 제도를 활용하거나 알박기도 합니다. 방식 자체가 잘못된 겁니다]

정부 합동조사단은 지방자치단체와 지방 공기업을 대상으로 한 2차 조사 결과를 이르면 이번 주에 발표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정부 주도의 '셀프 조사'에 대한 불신은 이미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진 상황입니다.

[김주현 / 서울 영등포구 : 실제적으로 실행하고 운영하는 쪽에서 비리가 있다면 어떻게 시민들이 믿고 나중에 납득을 하고 따라갈 수 있겠습니까]

전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LH 신도시 투기 사건'은 부실 조사 논란 속에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습니다.

여야가 진통 끝에 'LH 사태 '대응을 위한 특별검사제 도입에 전격 합의한 겁니다.

권력형 비리나 게이트급 사건에 등장하는 특검이 도입된 만큼 '신도시 게이트'로 번질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지방자치단체에 이어 여당 현역의원 6명의 땅 투기 의혹도 불거지는 등 벌써부터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결국 특검 수사 과정에서 각종 부정·비리 사건이 터져나올 경우 국정 운영은 물론 대선까지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국토부 장관을 '시한부'로 전락시키고 대통령의 사과까지 초래한 신도시 투기 사건의 끝은 어디일 지, 이제는 가늠조차 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이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