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선택 기준은 ‘건강’…“7조 시장 열렸다” [라이프플러스]

입력 2021-02-23 17:16
수정 2021-02-23 17:23
지난해 건강 식품 소비 7조
<앵커>

집 밥을 건강하게 먹는 것부터 시작해, 면역력 강화를 위한 건강기능식품 구매까지.

코로나19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건강식품 소비에만 7조 원이 넘는 돈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코로나19 영향으로 건강관리와 면역력 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다

자신의 건강은 자신이 챙긴다는 '셀프 메디케이션(Self Medication)'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건강 식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김세한 / 직장인 : 건강을 잊고 살다가 코로나19 사태로 운동을 좀 하게 됐습니다. 음식도 과거에는 외식을 좀 했었는데 집에서 면역력을 기를 수 있는 식단으로 챙겨먹고 있습니다.]

[배은해 / 주부 : 출산 한 지 얼마 안돼서 기존에 먹던 영양제는 그대로 챙겨먹고 있어요.]

[김민재 / 대학생 : 부모님께서 집밥을 채소 위주의 식단으로 주시려고 조금 더 신경쓰시는 거 같아요. 저는 20대라 좀 덜 신경써서 실천을 잘 못하지만 부모님께선 홈트레이닝도 많이 하시고, 영양제도 꾸준히 드시는 거 같아요.]

비타민과 유산균 등 건강기능식품은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

지난해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한 가구는 전체의 79.9%로, 10가구 중 8가구가 건강기능식품을 챙겨 먹은 셈입니다.

시장 규모도 5조 원으로 성장했는데, 2030년에는 25조 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입니다.

최근에는 영양제도 단순히 많이 먹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내 몸에 딱 맞는 영양제를 먹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김미현 / 풀무원건강생활 CM : 각자 나한테 필요한 영양제가 무엇인지 궁금증이 커져가고 있고, 특히 지난해 코로나로 인해서 각자 영양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습니다. 이제는 개인의 유전적 특성, 건강상태, 식생활을 고려해 건강기능식품을 개개인별 영양상태에 맞춰 제공하고 있습니다.]

케어푸드 또한 온 가족 건강 음식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케어푸드란 건강관리를 위해 신경써서 먹는 '기능성 간편식'으로 지난해 시장 규모가 2조 원 수준으로 커졌습니다.

2011년 5천억 원에서 2017년 1조 원으로 6년 만에 두 배 성장했는데, 이후 3년 만에 두 배 더 커진 겁니다.

기대 수명이 늘어나면서 올바른 식습관을 통해 건강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최근엔 씹는 능력이 떨어지는 노령층을 위한 '연화식'은 물론, 건강빵과 건강반찬, 저염식단 등 종류도 다양해졌습니다.

[정현정 / 현대그린푸드 그리팅랩 연구원 : 케어푸드로 매일 균형잡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9분 39분~48초 건강하지만 맛있게 만들자를 목표로 했는데요 .아무리 좋은 음식도 사실 맛이 없으면 먹기 싫고 먹지 않으면 소용이 없잖아요.]

현대그린푸드 그리팅은 글로벌 장수마을의 식습관을 테마로 한 건강 식단을 선보이자, 고객이 30% 가량 증가했습니다.

단백질 식품 시장도 지난해 2,579억 원 규모로 세 배 넘게 성장했습니다.

단백질이 근육 형성과 건강관리에 가장 필수적인 영양소로 각광받으면서 운동 후 고단백 제품을 찾는 사람이 늘어난 결과입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역시 3,364억 원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해외에서 주목받던 식물성 단백질 시장은 국내에도 형성되는 모습입니다.

국내 식품회사들이 두부면과 식물성으로만 만들어진 '햄버거' 등을 선보이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건강과 환경을 고려하는 국내 채식주의자들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비건 식품 구매도 쉬워졌습니다. 대형마트에선 채식을 위한 별도의 공간이 생겼고, 편의점 매대에도 다양한 제품이 등장했습니다.

[문정훈 / 서울대 교수 : "채식 소비자들이 즐겁게 먹을 수 있는 기호식품, 예를 들어 채식 초콜릿이라든가 채식에 맞는 음료, 채식에 맞는 여러가지 기호식품들이 출시된다면 시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봅니다."]

평소의 건강관리가 향후 발생할 의료비 등을 절감해 2~4배 경제적 이득으로 연결된다는 분석도 나왔는데요. 코로나19 사태로 이젠 먹거리를 고를 때도 건강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선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