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금리 상승에 기술주 타격…나스닥, 2.46% 급락

입력 2021-02-23 06:51
다우 0.09% 상승
국제유가 급등


미국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기술주가 타격을 받으면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22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7.37포인트(0.09%) 상승한 31,521.6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0.21포인트(0.77%) 하락한 3,876.5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41.42포인트(2.46%) 급락한 13,533.05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미 국채금리 동향과 주요 경제 지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미 금리가 지속 상승하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증시에 부담을 가하는 중이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장중 한때 1.39% 부근까지 고점을 높였다. 지난해 2월 이후 최고 수준에서 꾸준한 상승세다. 다만 이후 1.37% 부근으로 상승 폭을 다소 줄였다.

2년물 국채와 10년물 금리 차이는 약 4년 만에 최대로 확대됐다. 장기 금리의 상승과 장단기 금리차 확대는 경제 회복의 대표적인 신호로 꼽힌다.

하지만 증시에는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 조달 비용의 상승 등으로 그동안 저금리의 혜택을 받아온 고성장 기술기업에 위험이 될 수 있다. 또 채권 대비한 주식의 투자 매력도 반감된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란 의지를 거듭 피력하고 있지만, 금리가 지속 상승하면 연준의 긴축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최근 증시에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금리 상승에 대한 불안이 완연하다. 이날도 테슬라 주가가 8.5% 이상 급락하고, 애플 주가는 3% 가까이 내리는 등 핵심 기술기업의 부진이 이어졌다.

반면 에너지 등 경제 회복의 혜택이 기대되는 경기순환주는 상대적으로 강한 상황이다.

투자자들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다음날 예정된 상원 반기 통화정책 증언에서 금리 상승에 대해 어떤 진단을 내놓을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날 장기 금리의 상승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가르드 총재 발언에 유로존 국채의 금리는 반락했다.

코로나19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소식이 나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오는 3월 초 등교를 시작으로 하는 단계적인 봉쇄 완화 계획을 발표했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긴 하지만, 6월 말까지 모든 규제를 해제할 계획이라고 존슨 총리는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봉쇄 완화 계획 수립의 필요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가 추진하는 1조9천억 달러 부양책도 예정대로 진행되는 중이다. 미 하원 예산위원회는 이날 부양 법안을 가결했다. 민주당은 하원에서 이번 주 후반에 법안을 최종 통과시킬 계획이다.

이날 업종별로는 국제유가의 급등 등으로 에너지가 3.47% 올랐다. 금융주는 0.98%, 산업주는 0.38% 상승했다. 반면 기술주는 2.26% 급락했다.

뉴욕 유가는 한파로 타격을 입은 미국의 원유 생산 정상화에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으로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25달러(3.8%) 급등한 61.4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3월물 WTI는 이날이 만기다. 4월물 WTI는 배럴당 61.70달러에 마감해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