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톱 사태' 주가 띄우기?…미 법무부·검찰 조사

입력 2021-02-12 08:12


미국 법무부와 연방검찰, 규제당국이 일제히 '게임스톱 사태'와 관련해 주가조작 여부 등을 조사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법무부와 샌프란시스코 연방지방검찰청은 게임스톱 주식 광풍의 진원지가 된 증권 거래사와 소셜미디어 회사로부터 관련 활동에 관한 정보를 구하고 있다고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이 밝혔다.

검찰은 개미(개인투자자)들이 게임스톱 등의 주식 거래에 애용한 로빈후드를 비롯한 몇몇 증권사들에 소환장을 보내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비디오게임 유통체인인 게임스톱은 지난달 불과 2주 만에 주가가 20달러에서 483달러로 수직 상승했다가 최근 다시 50달러대로 추락하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몇몇 헤지펀드의 공매도에 반발한 개미들이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토론방 '월스트리트베츠'를 중심으로 뭉쳐 이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이 배경이다. 게임스톱의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미보유 상태의 주식을 빌려서 판 공매도 세력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이 주식을 사야만 하는 '쇼트 스퀴즈'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개미가 대형 헤지펀드를 상대로 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이긴 것으로 큰 화제를 모았으나, 일각에서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주가 띄우기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WSJ에 따르면 일부 전문가들은 몇몇 개미들이 레딧 게시판 등을 통해 이른바 '펌프 앤드 덤프'로 불리는 일종의 시세 조작에 가담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펌프 앤드 덤프란 헐값에 사들인 주식에 대한 거짓 정보를 온라인에 퍼뜨려 주가를 띄운 뒤 해당 주식을 팔아 차익을 얻는 불법 거래를 말한다.

검찰과 규제 당국은 증권사들이 사용하는 데이터를 통해 누가 실제로 게임스톱 주식을 사고 팔았는지를 우선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거래 내역을 파악하더라도 소셜미디어에 관련 글을 올린 게시자와 대조하는 작업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레딧에서는 대부분의 이용자가 익명으로 글을 올리기 때문이다.

만약 소수의 핵심 인물이 게임스톱 집단 매수를 선동한 것으로 조사될 경우 이번 사태는 주가조작 사건으로 비화할 전망이다.

다만 소량을 거래했거나 '헤지펀드와의 전쟁'에 참전한다고 믿었던 다수의 이용자들을 기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증권법 전문 변호사들은 설명했다.

법무부와 검찰 외에 증권거래위원회(SEC)도 게임스톱과 관련해 시세조작 등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별도로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게임스톱과 마찬가지로 레딧 토론방을 통한 개인투자자들의 은 선물과 은 ETF(상장지수펀드) 집중 매수 행위를 조사 중이라고 WSJ이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