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공매도 세력과의 전쟁을 비트코인 시장으로 넓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머스크는 28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의 자기소개란을 '#비트코인'(#bitcoin)으로 돌연 변경하고서 "돌이켜보면 그것은 불가피했다"는 묘한 말을 남겼다.
머스크의 트윗은 비트코인 시장에 즉각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투자자들은 머스크의 트윗을 비트코인을 매수하라는 신호로 해석하고, 시장에 뛰어들었고 가격은 개당 3만8천달러(4천246만원)까지 치솟았다.
로이터통신은 "'파파 머스크'가 비트코인 투자자를 유혹하고 있다"며 "머스크의 트윗 이후 암호화폐 가격이 14% 급등했다"고 전했다.
'파파 머스크'는 미국 증시에서 개미의 반란을 주도한 온라인 주식 토론방 '레딧' 회원들이 머스크를 부를 때 사용하는 애칭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단숨에 급등하자 바이낸스, 비트파이넥스 등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에서는 공매도 투자자들이 손실을 막기 위해 3억8천700만달러(4천324억원)의 매도 물량을 급하게 청산했다.
암호화폐 시장도 주식 시장처럼 공매도가 허용되는데,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을 빌려서 판 뒤 나중에 하락한 가격으로 사서 빌린 비트코인을 갚을 수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 가격이 갑자기 오르면 공매도 투자자들은 이른바 '손절'의 개념으로 공매도 주문을 청산하며 비트코인을 다시 사게 되고, 이는 가격 급등을 더욱 부추기게 된다.
야후파이낸스는 "머스크가 비트코인 공매도 청산을 의도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공매도에 대한 혐오감을 숨기지 않았던 머스크 입장에선 자신의 트윗이 가져온 공매도 대학살을 보고 샴페인 병을 터트렸을지 모른다"고 전했다.
공매도를 겨냥한 머스크의 트윗은 금주 계속 이어지고 있다.
머스크는 개미와 공매도 세력이 맞붙은 '게임스톱', 'CD프로젝트' 등 특정 기업을 언급하는 트윗을 날리며 주가 급등을 유발했고, "공매도는 사기"라며 헤지펀드를 직접 공격했다.
머스크 트윗으로 특정 종목 주가가 급등한 데 이어 비트코인 시장까지 들썩거리자 규제 당국이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CNBC 방송은 전했다.
주식정보 제공업체 프리트레이드의 댄 레인 애널리스트는 "머스크가 공매도 세력을 공격하면서 시장을 움직이는데 그것이 정당한지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