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가 논란…1천달러 vs 90달러 [이슈플러스]

입력 2020-12-14 17:40
수정 2020-12-14 17:40
<앵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테슬라 주가와 바로 그 테슬라가 우리 증시에 미친 영향까지 알아봤습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증권부 방서후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방 기자, 테슬라가 미국 뿐 아니라 우리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데, 증권사들의 향후 주가 전망은 갈린다면서요?

<기자>

예 그렇습니다.

글로벌 IB들이 제시한 테슬라 목표주가는 90달러에서 1천 달러로 격차가 상당합니다.

다만 평균을 냈을 때 평균 목표주가는 389.79달러로, 현재 주가가 증권가 예상보다는 높은 수준이라는 점이 현재의 고평가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래도 90달러는 현재 주가와 비교했을 때 거의 휴지 조각 수준 아닌가요?

<기자>

90달러를 제시한 투자은행이 JP모건인데요. 이곳은 테슬라에 대해 줄곧 비관적인 전망을 유지해 왔습니다.

그 90달러라는 가격도 사실은 80달러에서 소폭 상향 조정한 건데요. 도저히 실적과 같은 기존 지표로는 분석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테슬라 주가가 치솟으면서 시가총액이 자동차 경쟁사인 일본의 도요타, 독일 폭스바겐 대비 크게 불어났죠.

하지만 테슬라의 연간 판매량은 지난해 기준 40만대 수준으로, 도요타(1,046만대)와 폭스바겐(1,100만대)에 비해 한참 미치지 못합니다.

따라서 600달러가 넘는 테슬라의 현재 주가는 지난 1년치 순이익의 1천배를 훨씬 웃도는 셈이고요.

비단 JP모건 뿐 아니라 비관론자들 대부분이 테슬라 주가에 거품이 끼었다고 해석하는 이유입니다.

<앵커>

하지만 테슬라는 단순히 자동차 기업이라고 보긴 좀 무리가 있지 않습니까? 전기차를 만들잖아요.

<기자>

바로 그 전기차를 만든다는 사실이 주가 1천 달러를 지지하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아까 자동차 판매량 말씀 드렸는데요. 전기차로만 한정하면 테슬라는 부동의 1위 기업입니다.

게다가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무섭죠. 2019년 5%에 불과했던 전기차 점유율은 2030년 30%로 급증할 전망입니다.

여기에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전기차 보급 활성화 공약을 내세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비롯해 각국 수장들이 비슷한 정책을 내세우고 있거든요. 전기차로의 전환이 빨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파이는 늘고, 점유율은 1위고. 전기차 산업이 확장된 이후에도 테슬라가 우위를 차지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비관론자들의 의견과는 반대되는 낙관론자들의 시선입니다.

<앵커>

어떻게 같은 기업을 두고 이렇게 상반된 시각이 나올 수 있죠?

<기자>

결국 테슬라를 자동차주로 보느냐, 성장주로 보느냐의 차이겠죠.

전통적인 제조업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테슬라는 주가수익비율(PER)만 1천배를 넘는 거품주가 되겠고,

전기차라는 신기술에 집중한다면 PER보다는 PDR, 주가꿈비율이라는 지표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아무리 주식시장이 꿈을 먹고 사는 곳이라지만, 주가꿈비율은 좀 막연한 개념아닌가요?

<기자>

물론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는데요.

성장주가 왜 성장주겠습니까. 지금 당장은 이익이 나지 않아도 나중에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서겠죠.

그래서 최근 증권업계에서는 성장주만큼은 기존 지표가 아닌 PDR과 같은 새로운 지표로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요.

한 증권사는 바로 그 PDR도 PER처럼 구체적인 수치로 산출하는 방법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현재 이익이 아닌 미래 매출과 시장 점유율로 계산하게 되면 테슬라의 PDR은 시가총액이 비슷한 다른 기업 대비 저평가됐다고 나올 수도 있겠죠.

<앵커>

서학 개미라고도 불리는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산 해외 주식 종목이 테슬라잖아요?

전망이 이렇게 엇갈리는데, 투자자들도 혼란스러울 것 같은데요.

<기자>

현재로선 호재와 악재가 공존합니다.

바로 지수 편입과 유상증자입니다. 지수 편입은 추종 자금이 들어온다는 측면에서, 유상증자는 재무구조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는 점에서 각각 호재와 악재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하나씩 살펴보죠. 우선 호재는 S&P500지수에 테슬라가 편입된다는 내용이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는 18일 미국 증시가 거래를 마치는 시간, S&P500 지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ETF(상장지수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라면 테슬라를 살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S&P500 지수는 미국 증시 3대 지수라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크게 와닿죠. 그런데 이 지수에 수익률이 연동되는 펀드 규모만 약 5천조에 달하는데요. 이는 독일 GDP를 넘는 수준입니다.

테슬라가 해당 지수에 편입된다고 발표된 이후 주가가 약 50% 올랐거든요? 하지만 여기서 더 많은 매수 주문이 나온다고 하니, 주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앵커>

주가가 오른 틈을 타서 유상증자를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통상 기업들의 유상증자는 주가가 상승할 때 진행됩니다. 같은 수의 주식을 발행해도 유입되는 자금이 더 많기 때문이죠.

올해에만 벌써 세번째입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부채를 줄이는 등 재무구조를 개선시키겠다는 목적이 있지만, 그만큼 물량이 대거 풀리기 때문에 주가 조정은 불가피하겠죠.

<앵커>

결국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고. 너무 어렵습니다.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조금 더 신속하고,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있으면 좋을 텐데요.

<기자>

아까 펀드 말씀드렸죠. 그런데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는 패시브 펀드로서, 사실 특정 기업에 대한 판단이 따른다기보다는 일종의 할당량을 기계적으로 매수하는 거거든요.

하지만 펀드가 어떤 기업에 대한 판단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매수와 매도 포지션을 취한다면? 개인 투자자가 참고하기 좋은 자료가 될 수도 있겠죠.

펀드매니저가 직접 종목과 매매시점을 정하는 주식형 액티브 ETF 중에서도 테슬라 비중이 높은 펀드들이 있는데요.

이 펀드들은 매일 어떤 주식을 사고 팔았는지 공개하기 때문에 실제로 많은 투자자들이 도움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