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문재인 정부의 24번에 걸친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전셋집 마저 구하기 힘든 상황에 빠지면서 전 국민이 '부동산 우울증'에 걸릴 판에 놓였습니다.
시장을 바라보는 정부의 판단 자체가 잘못돼 매번 정책이 실패를 되풀이하고 있다는 지적인데, 여기에 실언까지 더해지면서 성난 부동산 민심은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이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규제로 짓누르고 세금 폭탄까지 던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24차례에 걸친 대책은 시장의 차가운 평가 속에 결국 국민들에게 상처를 남겼습니다.
집을 사지도, 팔지도, 갖고 있지도 말라는 엄포에 집주인이나 실수요자 할 것 없이 모두 큰 혼란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부동산 대책'으로 검색해봤습니다.
"전·월세 폭등은 코로나보다 무섭다"는 글부터 "부동산 정책 탓에 결혼도 포기했다"는 글 까지.
수 천건이 넘는 관련 게시물의 대부분은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습니다.
서민을 위한 부동산 정책이라더니 정작 서민이 갈 곳을 잃게 만들었다는 비판이 거셉니다.
<인터뷰> 최진수 서울시 영등포구
"부동산 정책이라는 것이 서민을 위한 정책인데 자꾸 가진자만 더 가질 수 있는..부가 부를 낳고 악은 악을 더 낳는 현상으로 가지 않나..내년에는 더 심하면 심했지 안정되지 않을 것 같아요"
<인터뷰> 조명국 경기도 시흥시
"서민 입장에서 보면 너무 엉망인 것 같습니다. 제가 부동산을 한 지 17년이 됐는데, 이렇게 심한 규제는 처음봤습니다. 부동산이 살아날 길이 없어요"
상황이 이렇게 된 건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정부의 판단 자체가 잘못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인터뷰>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 본부장
"문제는 시간인데, 장기간 걸리는 계획들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대출 등 자금부담을 낮춰주는게 가장 빨리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특히 그동안 '공급은 충분하다'고 외쳐온 정부가 갑자기 공급 확대에 열을 올리고, 그 마저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인터뷰>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보통 어떤 지역에 큰 충격을 주려면 서울같은 경우는 1만호 정도가 나와야 상당기간 안정세를 보입니다. 중장기에 걸쳐서 나온다면 시장 영향은 제한적으로 봅니다"
당정에서 연이어 나온 실언성 발언은 가뜩이나 성난 부동산 민심을 더욱 부채질 하고 있습니다.
진선미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은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려라'고 일침했고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새 임대차법은 주거안정에 긍정적'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시장을 안정시키기는 커녕 오히려 부작용만 속출해온 정부의 정책 자체에 대한 믿음이 떨어진 데 있습니다.
<인터뷰>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
"부동산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국민들에게 설명을 하고 이해를 시켜서 정부의 정책을 신뢰하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너무 단기적인 땜질식 처방을 하다보니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렸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집값 잡기' 전쟁을 선포하고 투기 세력을 쫒아내 누구나 집 걱정 없이 살게 만들겠다고 자신했습니다.
하지만 집값과 전셋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징벌적 성격의 세금까지 가해지면서 전 국민이 '부동산 우울증'에 빠질 위기에 놓인 게 현실입니다.
한국경제TV 이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