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여론조사 빗나갔다…관건은 우편투표 최종결과에

입력 2020-11-05 00:18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선이 혼전 양상으로 흐르면서 선거 전 여론조사들이 또 빗나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오전 현재 집계 현황을 보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전체 일반투표에서 50.1%의 득표율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48.2%)에 1.9%포인트차로 앞서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1일 발표한 전국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의 리드폭은 10%포인트였고, 다른 기관들도 대체로 최소 5%포인트가 넘는 뚜렷한 격차를 내다봤다.

개표가 끝나지는 않았으나 2%포인트 미만의 차이는 여론조사들이 '샤이 트럼프'(숨은 트럼프 지지층) 유권자 규모를 다 잡아내지 못했음을 시사하는 결과일 수 있다.

여론조사가 완전히 어긋난 결과를 내놓은 주(州)도 나왔다.

핵심 격전지였던 플로리다주는 선거 전날 발표된 5개 여론조사 중 3개가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점쳤으나,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3.4%포인트 차이로 바이든 후보를 제쳤다.

오하이오주 역시 11월 1∼2일 발표된 4개 여론조사 중 2곳은 트럼프 대통령을, 나머지 2곳은 바이든 후보를 각각 지목해 팽팽한 흐름을 보였으나 실제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8%포인트가 넘는 낙승을 거뒀다.



바이든 후보의 뚜렷한 우위가 예상됐던 북부 '러스트벨트' 3개주에서 초반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앞서면서 여론조사에 대한 대중의 믿음을 떨어뜨리고 있다.

다만 러스트벨트에 속하는 펜실베이니아·미시간·위스콘신주는 부재자 우편투표의 개표가 늦어지고 있어 막판 '바이든 몰표'가 쏟아져나올 가능성도 있다.

97% 개표 완료된 위스콘신주와 90% 개표 완료된 미시간주는 바이든 후보가 근소 우위로 각각 역전한 상태이고, 플로리다와 함께 양대 핵심 경합주로 꼽힌 펜실베이니아주는 트럼프 대통령이 두자릿수대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개표율이 76%에 불과하다.

펜실베이니아주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60만표 가깝게 앞서 있으나, 처리되지 않은 우편 부재자 투표가 130만표가 넘는다. 우편투표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훨씬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 후보가 최종 개표 결과 러스트벨트 3개주와 애리조나주를 차지할 수 있다면 올해 여론조사들은 '절반의 성공'이라도 거둘 수 있고, 이들 4개주 가운데 한두 곳이 추가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어간다면 또다시 실패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