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이재용 없이 다시 시작된 '국정농단' 재판

입력 2020-10-26 15:56


이건희 회장이 별세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이재용 시대'가 개막한 가운데 이 부회장을 둘러싼 법정공방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이 예정대로 진행된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재판에 참석하지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는 26일 오후 2시 5분부터 이 부회장 등 5명의 뇌물공여 등 혐의 파기환송심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에 들어가기 전에 사건의 쟁점과 향후 재판절차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는 없지만 재판부가 이례적으로 이 부회장에게 소환장을 발송했다.

이재용 부회장도 재판에 출석할 예정이었다. 다만 재판 하루 전인 25일 이건희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피고인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이날 특검 측이 낸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운영을 평가할 전문심리위원 지정 및 참여 결정 취소신청을 기각했다. 전문심리위원 취소할 상당성이 인정되지 않고 참여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면서 특검 측이 오는 29일까지 중립적 후보를 추천하면, 이 부회장 측의 의견을 듣고 신속하게 참여 결정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특검 측과 이 부회장 측의 의견을 종합해 전문심리위원을 구성해 준법감시위원회의 운영 실태를 평가할 예정이다. 전문심리위원은 재판부와 특검, 이 부회장 측이 각각 한명씩 추천해 모두 3명으로 구성된다.

앞서 재판부는 첫 공판기일에서 기업 총수의 비리 행위도 감시할 수 있는 철저한 준법감시제도를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삼성은 준법감시위원회를 구성했다.

이후 정 부장판사는 "삼성 준법감시위의 실효적 운영을 점검할 필요성이 있다"며 "전문심리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특검은 "이 부회장 등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하겠다는 예단을 분명하게 드러냈다"고 주장하며 재판부 기피신청을 내 재판이 중단됐다. 다만 서울고법 형사3부에 이어 대법원도 관련 신청을 최종 기각했다.

재판부는 11월 9일과 30일에 공판기일을 열기로 했다. 그 사이인 11월 16일~20일 준법감시위 운영평가를 위한 전문심리위원의 면담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전문심리위원의 의견 진술을 들은 뒤 12월 14일 혹은 21일에 결심 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