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들어 증권사의 일임형 자산관리 서비스인 랩어카운트가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려가고 있습니다.
연이은 사모펀드 사고와 함께 공모펀드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면서 그 대안투자처로 랩어카운트가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희형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증권사가 포트폴리오 구성과 운용, 투자 자문을 통합 제공하는 일임형 자산관리 서비스인 랩어카운트가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8월말 기준 일임형 랩어카운트의 전체 계약자산은 코로나19 충격으로 급감했던 지난 4월말 대비 12조원 가량 늘어난 123조6,868억원을 기록하며 2009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8월말 이후에도 지난달 KB증권의 에이블어카운트랩의 잔고가 5조원을 돌파했고 NH투자증권의 NH크리에이터어카운트 역시 출시 8개월 만에 1천억원을 넘어서는 등 랩어카운트를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연이어 발생한 사모펀드 사고와 더불어 공모펀드 부진에 따른 펀드시장의 불신이 이어지며 랩어카운트가 대안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8월말 기준 개인투자자들의 사모펀드와 공모펀드의 판매 잔액은 전년대비 각각 27%, 16% 가량 줄어들었습니다.
<인터뷰> 서재연 / 미래에셋대우 갤러리아WM 상무
“여러 사모펀드들이 문제가 되고 환매 이뤄지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공모펀드들의 수익률도 부진하다고 생각하시기 때문에 고객 분들이 랩어카운트 쪽으로 몰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랩어카운트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늘어나며 증권사들 역시 신규 상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국내주식시장을 넘어 해외주식, 리츠 등으로 투자처를 다변화한 랩어카운트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습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향후 랩어카운트를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국내외 증시가 대부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이후 박스권 횡보를 이어가며 전문적인 운용역량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랩어카운트의 특성상 자산 운용 내역이 펀드보다 투명해 투자자들의 높은 신뢰를 받고 있는 점도 인기의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인터뷰>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위원
“투자자들이 라임사태나 여러 가지를 겪었잖아요. 가장 큰 불만 중에 하나가 내 자산이 어떻게 관리되는지 모르는거죠. 랩은 내 계좌에서 나가니까 내가 다 알아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펀드보다 투명성이 높아서 투자자들이 그런 면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아울러 랩어카운트는 투자자 개인에 초점을 맞춘 만큼 다수의 투자금이 모인 펀드보다 시장 상황에 빠르게 대응이 가능하고 과거 부담으로 작용했던 높은 수수료율 역시 비대면 자산관리가 확산됨에 따라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란 설명입니다.
다만, 랩어카운트 역시 펀드와 마찬가지로 원금을 보장하지 않는 만큼 본인의 위험성향과 투자기간을 고려한 투자 판단은 필수적이란 조언입니다.
한국경제TV 정희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