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행위 거래정보, 신용정보 아니야"…개인정보 전문가 '한목소리'

입력 2020-10-13 15:06
수정 2020-10-13 18:08


신용정보 범위에 상행위 거래정보가 포함된 것은 독소조항이며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개인정보보호법학회는 어제(1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영역별 개인정보 보호의 현안과 과제: 개인정보 vs 개인신용정보'를 주제로 특별 세미나를 열었다.

김민호 개인정보보호법학회 회장(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개회사에서 신용정보법에 의한 개인신용정보 범위의 확장은 그간 개인정보 보호의 체계를 다져온 지금까지의 노력을 자칫 무력화시킬 수 있음을 언급하면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보호위")는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된 법령의 개선에 관한 사항'이 중요한 소관사무이니 만큼 이에 대한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했다.

특히 보호위에 앞으로 신용정보법의 독소조항에 대해 재검토 해줄 것을 당부했다.

서울과기대 IT정책전문대학원 김현경 교수는 '개인신용정보의 범위에 대한 비판적 고찰: 상행위 거래정보는 모두 개인신용정보인가?'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교수는 신용정보의 범위에 상법 제46조에 따른 기본적 상행위 거래정보를 포함한 것은 개인신용정보의 범위를 지나치게 확장시켜 어렵게 체계정합성을 다져가고 있는 「개인정보 보호법」의 일반법·기본법적 지위를 형해화·무력화 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개인정보 보호의 독립적 감독기구인 보호위원회의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축소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신용정보법」상 신용정보의 개념에 '「상법」에 따른 기본적 상행위 거래 정보'를 포함한 것은 삭제되거나 제한적 금융거래정보로 축소, 수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이인호 교수(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도 김현경 교수의 우려가 현실화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다만 체계정합성 면에서 법을 해석할 때 기본적 상행위 거래정보를 모든 소비자 정보가 아닌 신용판단에 필요한 소비자 정보로 제한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해원 교수(목포대 법학과) 역시, 개인신용정보는 민감한 정보이니만큼 엄격히 규율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면서, 문제가 되는 상법 제46조의 기본적 상행위가 신용정보로 규정된 것은 개정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신용정보법 개정 과정에서 국회 법안 검토보고서 등 공식문서에 이 같은 내용이 전혀 기재된 적이 없었다는 점 등 입법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지연 사무총장(한국소비자연맹)은 현 문제가 전자상거래업자와 신용정보사업자간 갈등으로 비춰지는게 타당하지 않으며 소비자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함께 "전자상거래의 확장은 소비자의 민감한 사항까지 주문과정에서 드러날 수 있는데 정보의 활용을 강조하는 '신용정보법'에서 이와 관련된 개인정보를 규율하는 것은 소비자 권익 침해가 우려된다"고 표명했다.

김보라미 변호사(법무법인 디케)는 헤커톤, 당정협의, 법사위, 시행령 제정과정, 규제개혁위원회 등 입법과정을 거치면서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이런 논의가 지금 시점에서 학회에서 제기된 것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특히 신용정보법상 지나친 하위법규의 위임은 금융위원회의 입법 재량을 지나치게 넓혀놓은 것이며, 추후 독립적 개인정보 감독기구인 보호위에 의해 신용정보법의 개선권고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