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고용 충격이 계속되면서 지난달에도 실업급여 지급액이 1조1천억원을 훌쩍 넘었다.
고용보험 가입자를 기준으로 한 고용 지표는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양상을 보였지만, 경기 회복보다는 주로 정부 일자리 사업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고용노동부가 12일 발표한 9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1조1천663억원으로, 작년 동월보다 4천978억원(74.5%) 급증했다.
구직급여는 정부가 실업자의 구직활동 지원을 위해 고용보험기금으로 지급하는 수당으로, 실업급여의 대부분을 차지해 통상 실업급여로 불린다.
구직급여 지급액은 코로나19 사태의 고용 충격이 본격화한 올해 5월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선 것을 시작으로 5개월째 1조원을 웃돌고 있다.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9만9천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2만8천명(39.4%) 증가했다. 올해 8월보다도 9천명 늘었다. 8월 중순 시작된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1천412만8천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33만7천명(2.4%) 증가했다.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 폭이 코로나19 사태의 고용 충격이 나타나기 전인 올해 2월(37만6천명) 이후 가장 컸다. 가입자 증가 폭은 올해 5월 15만5천명까지 떨어졌으나 6월부터 계속 커지는 추세다.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세를 이끈 것은 서비스업이었다. 지난달 서비스업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974만5천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37만4천명(4.0%) 증가했다.
서비스업 중에서도 정부와 지자체 일자리 사업을 포함한 공공행정에서만 18만1천명 급증했다. 코로나19 극복 희망 일자리 사업 등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데 따른 결과라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반면 숙박·음식업의 가입자는 1만3천명 줄었다. 감소 폭이 8월(5천명)보다 급격히 커졌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의 여파로 해석됐다.
국내 산업의 중추인 제조업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352만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5만1천명(1.4%) 감소했다. 제조업의 가입자 감소 폭은 7월(6만5천명) 이후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주력 업종인 전자·통신업과 자동차업의 가입자는 각각 9천900명, 9천300명 감소했지만, 두 업종 모두 감소 폭은 8월보다 축소됐다. 조선업을 포함한 기타 운송장비업의 가입자는 5천200명 줄어 감소 폭이 커졌다.
고용보험 가입자를 연령대별로 보면 60세 이상에서 23만2천명 증가했고 50대와 40대도 각각 12만3천명, 5만4천명 늘었다.
반면 29세 이하와 30대는 각각 2만2천명, 5만명 감소해 기업의 채용 중단에 따른 청년 취업난이 여전함을 보여줬다.
그러나 29세 이하와 30대의 가입자 감소 폭이 지난 8월 각각 5만9천명, 5만2천명인 점을 고려하면 지표가 개선됐다. 이 또한 청년 디지털 일자리 사업 등 정부 일자리 사업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노동시장 동향에서는 전반적으로 코로나19 재확산의 여파가 뚜렷이 나타나지는 않았다.
이는 노동시장 동향의 조사 범위와도 무관치 않다. 노동시장 동향은 고용보험 가입자 가운데 계약 형태가 상용직과 임시직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 프리랜서, 자영업자, 초단시간 근로자 등은 제외된다.
코로나19 사태의 피해가 특고, 프리랜서, 영세 자영업자, 초단시간 근로자 등 취약계층에 집중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은 통계청이 발표할 9월 고용 동향 등에 반영될 전망이다.
실업급여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