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90세 생일을 맞은 워런 버핏이 또 한 번 깜짝 투자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경제매체 CNBC는 벅셔 헤서웨이 관계자와 자료를 인용해 버핏이 일본의 5대 종합상사의 지분을 각각 5%씩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회사 관계자는 "버핏이 일본의 종합상사 지분을 지난 1년간 꾸준히 매입해왔다"면서 "가능한 오랜 기간동안 보유할 것이며 향후 주가에 따라 9.9%까지 추가 매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버핏은 미쯔비시, 이토추, 미쓰이, 쓰미토모, 마루베니 등 일본의 5대 종합상사 주식을 사들였는데, CNBC는 회사당 매입액은 62억5천만달러(우리돈 약 7.4조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 5대 종합상사는 메이지 유신 직후부터 전통적인 무역 뿐만아니라 제조업과 서비스, 자원개발, 건설 등 거의 모든 경제분야에 진출해 사실상 '일본 주식회사(Japan Corporation)'를 대표한다. 이들 종합상사의 주가는 원유를 비롯한 자원가격 폭락으로 팬데믹 초반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강하게 반등하면서 코로나19 사태 이전을 회복한 상태다.
더우기 이번 버핏의 투자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세를 보이면서 전 세계 교역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실제로 버핏은 “벅셔 헤서웨이가 일본의 미래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고, 선택한 5개 기업에 투자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면서 "이들 종합상사는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조인트 벤처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앞으로 상호 이익의 기회를 갖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11월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더라도 '세계화'라는 거대한 물결은 거스를 수 없다는데 버핏이 베팅했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아베 신조 총리가 건강상 이유로 사임의사를 표명하면서 이른바 '아베노믹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버핏의 이번 투자로 일본 경제를 바라보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