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골프장에 아파트 짓자"…공급 확대 힘 실리나

입력 2020-07-16 11:50
수정 2020-07-16 15:54
골프장 1곳당 최대 2만가구 공급 추산
평당 400만∼500만원에 영구임대주택 공급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부동산 공급대책으로 서울 인접지역에 정부가 보유한 골프장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당과 정부에 제안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그린벨트 훼손 없이 골프장 1곳당 최대 2만가구 공급이 가능한 데다, 교통 등 인프라가 어느 정도 갖춰진 곳들인 만큼 저렴한 비용으로 신속한 추진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 의원은 "정부가 보유한 성남 골프장 등을 활용해 부동산을 공급하는 방안을 최근 정책 의원총회에서 제안하고 청와대와 총리실에도 전달했다"고 이날 연합뉴스에 말했다.

김 의원은 "정부가 발표한 제3신도시 건설은 빨라도 5년은 걸릴 것이고, 시장에 신뢰를 줄 수 없다"며 "서울시청에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성남 골프장, 88CC, 뉴서울CC, 태릉 골프장 등을 활용하면 토지매입도 필요 없이 빨리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페어웨이(골프장에서 잔디가 손질된 코스 구간)에만 건물을 올리면 그린벨트를 훼손하지 않아도 쾌적한 전원도시를 만들 수 있다"며 "18홀 기준 2만 세대를 지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럴 경우 평당 400만∼500만원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청년·신혼부부 등에게 영구임대주택 공급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 의원은 군이 보유한 태릉 골프장 활용 방안이 거론되는 데 대해서는 "예비역 장성들이 사용하는 태릉은 군 당국의 저항이 있을 수 있다"며 "미군으로부터 반환받아 활용이 안 되는 성남 골프장 부지부터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민주당은 전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만난 것을 놓고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골프장 등 군 보유 부지 개발 방안이 논의됐다는 관측이 나오는 데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국회 국토위 간사인 조응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당정협의에서) 그런 구체적인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태릉 골프장 활용 등은 2년 전에도 검토했던 안으로, 지난 9일 당정협의 때에도 몇 군데 언급됐고 정부의 검토 대상은 될 것"이라면서도 "성과가 있으면 정부가 부동산 공급확대 TF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15일 당정에서는 태릉 골프장 등 국방부 관련 내용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며 "국토부 입장에서는 끌어모을 수 있는 유휴지와 공공기관 땅은 다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