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감사인지정제 손질…업계 "회계대란 불씨 여전"

입력 2020-06-22 10:53
수정 2020-06-22 10:57


금융위원회가 회계법인간 감사품질 경쟁이 필요하다며 연내 감사인 지정제를 손질하기로 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2일 회계개혁 간담회에서 회계개혁 시장안착을 위해 지원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손 부위원장은 "현재 감사품질 요소에 대한 고려 없이 양적 요소 위주로 설계된 감사인 지정방법의 개선방안을 올해 말까지 마련해 달라"며 "감사인들이 감사 보수 상승이라는 과실에만 몰두하고 감사품질 제고에는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감사품질이 우수한 회계법인에 관련 지정 점수를 추가하는 등의 우대 정책을 도입할 계획이다. 감사인지정제는 관련 사유가 발생한 기업에 대해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가 지정한 회계법인을 감사인으로 선임하도록 하는 제도다.

손 부위원장은 또 "감사인선임위원회와 관련해 주주 등 외부위원의 소극적인 태도 등으로 위원회 구성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기관투자자 위원과 달리 채권 금융회사 위원 자격이 임원으로 한정돼 참여가 제한된다는 의견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외부위원의 견제를 통한 감사인 선임 독립성 제고라는 제도 기본취지는 지키면서 위원회 최소 정족수는 7명 에서 5명으로 축소 하고 채권 금융회사 위원 자격을 직원까지 확대해 위원회 구성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감사인과 기업 간 유착을 막기 위해 감사인 직권 지정 관련 재무기준 지정 사유는 삭제하고 투자등급 이상 신용 등급인 BBB등급을 받은 회사는 재무기준 직권 지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외에 금융위는 표준감시간 관련 심의위원회 의결 정족수를 3분의 2이상 출석, 출석 위원 과반 찬성으로 규정하고 심의위원회를 거쳐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정하도록 관련 절차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전까지 의결 정족수 등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서면 의결로 심의위원회가 진행되는 등 문제가 발생한 바 있다.

금융위는 오는 9월 또는 12월까지 관련 안에 대한 시행령 개정을 마칠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신외감법 관련 회계대란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한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올해 자산총액 5,000억원, 2조원 미만 회사는 내부회계관리제도가 적용되는데 EY한영 설문에 따르면 이들 중 89%가 아직 준비를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는 2022년부터 적용 자산총액 기준이 1,000억원 이상, 5,000억원 미만으로 줄어 해당 리스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안이 미흡하면 연말 회계대란이 반복될 수 있다"며 "상장사에게 큰 부담"이라고 우려했다.

손 부위원장은 "제도 시행 예정인 2022년까지 제도 구축이 어렵다는 애로를 호소한다"며 "초기 계도 위주 감리 등의 내용을 담은 감리 로드맵을 마련해 시장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하반기 말 코로나19 영향을 재점검해 필요 시 관련 부담 완화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