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사외이사 자격제한, 경영 전문성 떨어뜨린다"

입력 2020-03-19 11:01


올해부터 시행되는 상법 시행령으로 인해 기업들이 원하는 전문적인 사외이사 선임이 어려워졌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모노리서치가 자산총액 기준 상위 200대 비금융업 분야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사외이사 제도와 관련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조사 기업의 51.4%는 사외이사가 갖추어야할 가장 중요한 역량을 '독립성'보다는 '전문성'이라고 답했다.



특히 약 70%의 기업들은 전문성을 갖춘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자격을 갖춘 인사와 업계를 잘 이해하는 기업인 출신을 사외이사로 가장 선호했다.

동시에 사외이사를 선임할 때 가장 큰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조사 대상 기업의 50%가 '인력풀 부족'을 꼽았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의 58.2%가 사외이사 인력풀 부족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짚었다.



전경련은 이에 대해 "기업규모가 클수록보다 높은 전문성과 역량을 요구되므로 적합한 사외이사를 찾는데 더욱 어려움을 겪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나아가 "기업들은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를 원하지만 인력풀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019년 사외이사의 구성을 보면 관료와 학계 출신이 72.7%로 이미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시행 중인 상법 시행령은 사외이사의 자격을 '최근 2년내 계열사 이사·감사 재직경력'에서 '최근 3년내 계열사 이사·감사 재직경력'로 제한했다.

또 사외이사의 임기를 동일회사 6년(계열사 포함 9년)까지로 제한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유환익 기업정책실장은 "이번 설문조사는 큰 기업들도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를 찾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기업 지배구조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과도한 사외이사의 자격제한을 지금이라도 제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