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코로나 쇼크에도 '요지부동'

입력 2020-03-04 17:41
<앵커>

우리 시각으로 오늘 새벽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낮췄습니다.

코로나 사태 확산에 따른 긴급 조치인데요.

상황이 긴박한데도 한국은행은 지난주 금리 동결에 이어 여전히 요지부동입니다.

임원식 기자입니다.

<기자>

미 연준이 긴급 성명과 함께 금리를 내린 건 코로나 사태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0.5% 포인트'라는 인하폭도 이례적이지만 '연방공개시장 위원회, FOMC'를 거치지 않고 금리를 낮춘 것도 12년 전 금융위기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심지어 2주 앞으로 다가온 FOMC에서 금리를 더 낮출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의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번지고 있는 만큼 미리 금리를 낮춰 경기를 방어하겠다는 겁니다.

연준의 이 같은 결정에 유럽과 일본 등 주요 국가들 역시 줄줄이 통화정책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불과 엿새 전 금리를 동결했던 한국은행으로선 적잖이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

'코로나 사태가 경제에 미칠 충격을 너무 낮게 봤다', '지나친 신중론이었다'는 비판에 직면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한국은행은 여전히 요지부동입니다.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긴급 간부회의까지 열며 대책을 논의했는데, 금리 인하보다는 코로나 피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 대한 직접 지원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할 뿐입니다.

코로나 사태가 국경을 넘어 급속도로 확산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이 같은 행보가 앞으로 어떤 평가를 받게 될 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