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이는 유보금...투자 막는 규제

입력 2019-11-06 17:43


<앵커>

기업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글로벌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지만 보유한 자금이 투자로 제대로 연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고용 부담이나 투자 수익 규제 등 각종 제약 요소에 손발이 묶인 기업들은 미래를 위한 투자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송민화 기자입니다.

<기자>

국내 대기업의 이익잉여금과 자본잉여금을 합한 자본인 사내유보금을 꾸준히 쌓아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코스피 100대 기업 기준 5년간 사내유보금 추이를 보면 올 상반기 736조 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를 경신했습니다.



특히, 100대 기업에서 감소했던 유보금 증가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대·기아차 등 10대 기업으로 추려서 살펴보면 오히려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 법인세 인상처럼 갈수록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진 점을 그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터뷰>홍성일 /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팀장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나 투자 수익에 대한 부담이 전반적으로 올라가고 있거든요. 고용에 대한 비용 부담이 올라가고 법인세율 인상 등으로 투자 수익에 대한 부담도 높아졌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국내에서 사업을 하는 것에 대한 리턴(수익성)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투자는 곧, 생산시설 확대와 고용창출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국내 설비 분야는 지난해 2분기부터 여섯 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제조업 분야도 매 분기 마이너스 고용이 이어지며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실정입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기업을 ‘혁신형 산업’으로 나아갈 수 있게 이끌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더 늦기 전에 미래 주력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기업 환경과 의지를 되살려야 한다는 겁니다.

<싱크>조 철 / 산업연구원 산업통상연구본부장

“단순 투자를 하더라도 생산에 설비투자를 얼마나 많이 하고 그런 부분보다는 R&D(연구개발) 투자 같은 부분들이 더 강조되는 형태로 가야 되고, 생산 시스템도 단순히 인력이 많이 고용돼서 하는 생산에 대한 투자보다 스마트 제조와 같이 제조나 생산에 있어서 시스템들을 보다 스마트화해야 합니다.”

기업들은 투자를 기피하게 만드는 경영 환경의 변화로 ‘2000년대 들어 가장 긴 보릿고개를 겪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중 무역 갈등과 일본의 수출규제와 같은 대외 악재들도 산적해 있어 국내 기업의 투자를 이끌 정부의 정책 전환이 시급해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송민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