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채권發 리스크 '점증'…외국인 채권시장 엑소더스

입력 2019-11-05 09:34
수정 2019-11-05 15:12
<앵커>

최근 국내 국채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의 행보가 심상치 않습니다.

외국인들이 국채선물을 연이어 매도하면서 채권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는건데요.

다급해진 금융당국은 긴급 비상 대책회의를 개최해 사태 수습에 나섰습니다.

박승원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최근 국내 국채선물 시장에서 '셀 코리아'에 나선 외국인.

실제 외국인은 지난 한달간 3년물 국채선물을 3조4천억원어치 순매도했습니다.

10년물 국채선물의 매도세는 더욱 가팔랐습니다.

외국인은 지난 한달간 3일을 제외하곤 매일 10년물 국채선물을 순매도했는데, 그 규모만 4조원에 달했습니다.

외국인의 대규모 국채선물 매도는 자연스레 국고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실제 3년물 국고채 금리는 한 달 사이 0.18%포인트, 10년물 국고채는 0.29%포인트 올랐습니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세가 심상치 않자 다급해진 금융당국은 지난달 30일 긴급 비상 대책회의를 개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기획재정부와 금융감독원 주재로 외국인의 국채선물 대규모 매도에 따른 시장금리 급등과 관련한 대책마련에 나선 겁니다.

다행히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해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세가 다소 수그러들었지만,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입니다.

최근 정부가 513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는데, 국고채 발행 증가 등 채권 공급이 늘어날 것을 우려한 외국인이 자금을 서둘러 옮기는 분위기입니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 낙관론으로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기관들이 회계연도 결산일(북클로징)을 앞두고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지 않고 있는 점도 부담입니다.

심지어 일각에선 향후 외국인이 국채현물로까지 매도폭을 확대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국채선물 금리의 상승은) 국채현물에서의 시장 금리가 상승하게 되는 중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리고 한번 국채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외국인이 매도 물량을 늘리는 압력 요소로 충분히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주식 시장에 이어 국채선물 시장에서도 '셀 코리아'에 나선 외국인.

외국인의 자금 이탈은 물론,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경기 하강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