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차 업계, 배터리 시장 넘본다...국내 기업 '긴장'

입력 2019-09-25 17:37


<앵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송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배터리 자급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배터리 셀 시험생산에 들어간 폭스바겐의 경우 기가 팩토리급 생산 계획을 밝히며 무서운 추격을 시작했습니다. 송민화 기자입니다.

<기자>

폭스바겐은 최근, 독일 잘츠기터에 있는 전기차 배터리 셀 공장에서 파일럿 배터리 생산라인을 가동했다고 밝혔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스웨덴 배터리 제조 스타트업인 노스볼트와 합작으로 만든 이 공장에 9억 유로를 투자한 폭스바겐은 2023년부터 연산 16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셀을 만들 예정입니다.

이처럼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공격적인 행보는 최대 전기차 시장인 북미 지역에서 우리 배터리 생산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과거 미·중간 무역 분쟁으로 북미 배터리 시장에서 우리 기업의 선점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국내 기업 간 배터리 소송전이 장기화하는데다 새로운 경쟁자까지 등장하면서 수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전화 인터뷰)황규원 / 유안타증권 연구원

"소송이 길어질수록 미국에 있는 주요 자동차 OEM(제조)업체들에서 주문 받는 부분에 있어서는 부정적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죠. 미국 시장에서는 폭스바겐, SK이노베이션, LG화학 삼파전 경쟁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번 소송과 관련된 부분이 긍정적 요소는 아닌 것 같아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정부 차원의 배터리 자급화 움직임 또한, 우리 기업에겐 위협 요소입니다.

최근 프랑스와 독일 정부는 전기차 배터리를 공동으로 투자·개발하기 위해 양국이 구성한 컨소시엄에 프랑스는 9,000억 원을, 독일은 1조 3,000억 원을 우선적으로 투입한다고 밝혔습니다.

유럽연합도 유럽 내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 자국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보조금 지급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는데, 현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한·중·일 업체를 견제하는 한편, 자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을 적극적으로 키우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업계 관계자와 전문가들은 유럽 등 세계 각국이 정부 주도로 배터리 산업을 육성하는 것과 관련해 우리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한국경제TV 송민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