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뚫어라…막 오른 청약 전쟁

입력 2019-09-11 16:02
<앵커>

1,123 대 1. 취업난 속 입사 경쟁률도 아니고. 대입 경쟁률도 아닙니다.

최근 분양한 한 아파트 청약 경쟁률입니다. 경쟁률이 말 그대로 후덜덜합니다.

추석 이후 청약 시장은 어떻게 변할까요.

더 치열해질까요. 아니면 다소 수그러들까요.

또, 청약 경쟁 속 당첨 전략은 어떻게 세워야할까요.

문성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송파구 한 아파트 견본주택입니다.

분양을 위해 지난 달(8월) 30일 아파트 견본주택을 열었는데요.

금,토,일 3일간 3만7천명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시간당 1,500명 정도 다녀간 셈인데요.

아파트 청약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관심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아파트의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약 55 대 1.

약 42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평형까지 나왔습니다.

비슷한 시기 서울 내 분양을 마감한 단지들 역시 적게는 두자릿수, 많게는 네자릿수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말 그대로 '청약 전쟁'입니다.

최근 청약 시장 과열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크게 두 가지를 꼽습니다.

몇 년새 서울 아파트 값이 크게 오른 것을 보고 더 늦으면 안 되겠다는 불안감에 내 집 마련에 나섰거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후 시세보다 싼

이른바 '로또 아파트'를 사려고 청약 시장이 과열될 것을 우려해 서두르고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 김대종 / 세종대 경제학부 교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지금보다 2~3배 이상 청약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당첨 가능성이 낮아지게 됩니다. 그래서 현재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기 전에 오히려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단, 서울과 일부 수도권 지역에 한해서 입니다.

서울을 포함한 투기과열지구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아파트 분양 가격이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청약 경쟁률을 끌어올린다는 겁니다.

반대로 그 외 지역은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 청약 경쟁률이 낮아지거나 심할 경우 미분양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청약 시장의 양극화가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인터뷰] 김덕례 /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

"서울 시장에서 신규 분양하는 단지의 청약 경쟁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이고요. 그 외 지방에서 분양하는 단지라든가 아니면 일반 택지사업에 있어서 일반분양 분이 많은 단지의 청약 경쟁률은 낮아지는 양극화 현상들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누구나 살고 싶은, 이른바 '청약 인기지역'에서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청약 가점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합니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깁니다.

도대체 청약 가점이 몇점이 돼야 안정권일까요.

부동산114가 올해 상반기 아파트 당첨가점을 분석한 결과 투기과열지구 아파트 평균 청약 당첨 가점은 50점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 흐름대로 청약 시장이 과열된다면 당첨을 기대할 수 있는 가점 기준도 점차 올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청약 가점이 높지 않은 실수요자들은 어떻게 해야할까.

[인터뷰] 임병철 / 부동산114 수석연구원

"선호도 차이로 경쟁률이 낮은 단지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가점이 낮다고 포기하지 말고 선별적인 청약을 노리는 전략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청약 가점 관리 뿐 아니라 청약 부적격으로 당첨이 취소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최근 5년간 공동주택 부적격 당첨자 현황을 보면

청약 가점을 잘못 계산했거나 청약 당첨된 경우가 있는지 확인하지 못한 경우,

세대원 중 한명이라도 집을 가지고 있거나 세대주가 아닌 세대원이 청약 신청을 한 경우,

특별공급 횟수 제한을 어긴 경우 등이 많았습니다.

[인터뷰] 임해윤 / 분양대행사 과장

"무주택기간이라든지 부양가족수, 이런 부분들을 잘 모르고 분양 단지를 자세히 모르고 신청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경우 부적격이 많이 나옵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언제, 어느 지역에 적용될 지에 쏠립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제도 시행이 직·간접적으로 청약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 달(10월) 시행을 예고한 국토교통부와 달리, 홍남기 경제 부총리는 당장 적용하는 건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 10월·11월까지의 주택 시장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인터뷰] 김덕례 /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에 대한 부분들은 10월, 추석 이후 시장 상황을 보면서 아무래도 경제적인 측면을 고려해서 선택할 것이라고 보입니다."

한국경제TV 문성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