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북한 방문...美, 北 '최악 인신매매국' 지정 [월가브리핑]

입력 2019-06-21 08:07
[6월 21일 금요일 월가브리핑]

[김정은-시진핑, 평양 정상회담]

어제 오전 11시 40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약 1만 명의 군중이 대오로 줄지어 꽃을 들고 시 주석을 맞이하기 위해 기다렸는데요,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가 전용기에서 내리자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두 사람을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북한은 공항에서부터 최고 수준의 의전을 보였습니다. 시 주석은 평양 도심까지 퍼레이드를 벌인 후 시민 환영식에 참석했는데요, 중국 CCTV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오늘 평양에서 25만여 명이 거리로 나와 시 총서기 동지를 열렬히 환영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후진타오 주석 방북 때의 2배가 넘는 인원이라고 합니다.

대대적인 환영식 이후에는 평양 정상회담을 이어갔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북한이 자신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와 경제 발전에 대한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힘이 닿는 한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집권 후 처음으로 방북한 시 주석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에 중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도 강조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년간 정세 악화를 피하고 조선 반도 정세를 제어하기 위한 많은 조치를 취했으나 관련국의 적극적인 답변을 얻지 못했고, 그것은 북한이 원하는 결과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김 위원장의 언급이 ‘하노이 노딜’의 책임을 미국에 돌린 발언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이번 북중 정상회담은 28.29일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의 기간과 조만간 개최되는 미중 정상회담, 한미정상회담 등을 앞두고 이뤄져 관심을 받았는데요,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와 관련된 ‘양보안’을 받아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다음 주 전달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AP통신은 “북한과 중국 두 나라가 미국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성과를 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블룸버그 역시 미국과의 협상에서 고전 중인 두 정상이 미국을 설득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즉 북한은 비핵화, 중국은 무역협상과 관련해서 현재의 교착 상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윈윈 회담이 가능하다는 분석입니다. 오늘까지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만큼 구체적인 논의 사항은 계속 업데이트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美, 17년 연속 北 ‘최악 인신매매국’ 지정]



미국 국무부가 현지시간 20일 북한을 17년 연속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지정했습니다. 국무부는 이날 발표한 ‘2019년 인신매매 실태보고서’에서 북한을 취하위 등급인 3등급 국가로 분류했습니다. 이로써 북한은 2003년부터 무려 17년째 매년 최저 등급 국가로 지정됐습니다. 이 같은 내용은 매년 발표되는 연례 보고서이기는 하나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바진 가운데 현재 시진핑 주석이 북한을 방문 중이고, 또 정상회담을 가진 날 발표된 것이어서 더욱 주목됩니다. 미국은 전날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도운 혐의로 러시아 금융회사에 대한 제재도 단행한 바 있습니다.

3등급 그룹에는 총 21개국이 포함되어 있는데요, 현재 미국과 무역갈등을 겪고 있는 중국이 포함됐고, 북한과 계약을 맺고 노동훈련소를 운영해 근로자들이 강제 노역하도록 한 러시아 역시 3등급에 포함됐습니다. 이 외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쿠바도 추가됐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특히 북한을 꼬집어 언급했는데요, “북한의 경우 정권이 그 주민들로 하여금 국내외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리게 만들고 있으며 그 수익을 ‘범죄 행위들’의 자금을 대는 데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범죄 행위가 아마도 핵무기 개발을 지칭하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강온 전략을 계속 이어 나갈 전망입니다. 특히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양보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 미국 국무부는 평양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과 관련해 비핵화 목표를 거듭 상기시키면서 대북 제재 이행을 촉구했습니다. 지금 보이스오브아메리카가 보도한 내용을 살펴보시면, 미국 국무부는 “미국은 파트너와 동맹국들 그리고 중국을 포함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들과 함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 달성이라는 공동의 목표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즉 'FFVD'라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는 뜻입니다.

또한 시 주석이 북한의 체제 보장을 약속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도 “모든 유엔 회원국들은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들을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고, 우리는 모든 나라들이 그렇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습니다. 북중 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여전히 비핵화에 대한 FFVD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과연 미국을 설득할 만한 카드를 시진핑 주석이 가지고 일본을 방문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