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한국시간으로 26일 프랑스에서 열린 제72회 칸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습니다.
이에 배급·투자를 맡았던 CJ그룹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엔딩 크래딧에도 '책임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린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끈기가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이 부회장은 이번에 10년 만에 직접 칸을 방문해 기생충의 지원 사격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CJ그룹에서는 공식 석상에 5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며 칸까지 날아간 이미경 부회장의 뚝심이 통했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 부회장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CJ 영화의 해외 판매에 힘을 싣고 기생충 팀을 지원했다는 겁니다.
CJ그룹은 1993년 삼성그룹에서 분리·독립하면서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사업을 주력 사업 분야로 결정했습니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미국 현지법인 이사로 재직하던 중 스티븐 스필버그가 창립한 영화사 '드림웍스'와 계약을 맺고, 1995년 이재현 회장과 함께 3억달러를 투자해 아시아 배급권(일본 제외)을 따냈습니다.
이후 1998년, 서울 강변 테크노마트에 국내 첫 멀티플렉스 극장인 CGV를 선보였고, 2000년에는 영화 배급 투자사인 CJ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영화 배급 사업에도 손을 댔습니다.
하지만 어려움도 적지 않아 정치적 풍파를 겪기도 했습니다.
영화 '변호인'과 '광해'를 제작한 뒤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라 정부가 이 부회장의 퇴진을 종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이 부회장은 2014년 질병 치료를 이유로 미국으로 건너갔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습니다.
그리고 5년 만인 올해 '기생충'의 후방을 지원하며 '책임프로듀서'로 돌아온 겁니다.
이런 25년간의 꾸준함이 결실을 맺어, 올해 초부터 CJ그룹의 영화사업에 봄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CJ의 영화사업은 지난해 롯데에 밀리며 3위까지 떨어졌지만, 올해 초 '극한직업'이 1,600만 관객을 돌파했고,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받으면서 반전을 노리고 있습니다.
'기생충'은 전 세계 192개국에 선판매돼 한국 영화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올해 CJ 영화사업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수도 있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