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은행 출신이 계열사도 장악

입력 2019-05-10 17:15
<앵커>

국내 주요 금융그룹 계열사 CEO의 70% 이상이 은행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을 고루 등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수희 기자입니다.

<기자>

4대 금융지주 계열사 CEO 52명 중 36명(70%)이 은행출신 인사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지주 은행권CEO 인사 비중 : KB 73% (15명 중 11명), KEB하나 62% (13명 중 8명), 신한 68% 16명 중 11명), 우리 75% (8명중 6명)

지주회장 4명을 포함해 은행출신 CEO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우리금융이었고, 비은행권 출신 인사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하나금융이었습니다.

비은행 비중을 높이기 위해 최근 인수한 계열사를 제외하면 은행출신 CEO 비중은 더 높아집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하나은행장(2008년),<br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국민은행장(2014년),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신한은행장(2015년),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우리은행장겸임(2017년~)>

특히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은 모두 은행권 출신으로 지주회장을 맡기 전 모두 은행장을 지냈거나 현재 겸임중입니다.

IT나 전문투자 분야를 제외하고 은행 부행장 출신들이 계열사 CEO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아 보은 인사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조남희 금융소비자원장

"은행 중심 인사를 통해서 계열사 임직원들이 선임되다보니 계열사 직원은 사기가 떨어지고 자신들의 한계가 노출되기 때문에 기업에 대한 애착이나 애사심, 비전을 갖지 못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인사 방식이 계열사 관리나 계열사간 시너지를 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전문성이 부족해 업무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단기 성과에만 집착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이상민 한양대 교수

"다른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이 CEO가 됐을 때 내부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구성원들의 반발 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의사결정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대외적인 이해관계자들에게도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이 이미 수 년 전부터 글로벌 경영을 외쳐왔지만 여전히 성과가 미진한 것은 이 같은 경영 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지수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