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2년…"문제는 경제다"] 가계부채 진정…금융 경쟁력은 퇴보

입력 2019-05-09 17:25
<앵커>

문재인 정부는 지난 2년간 중소기업과 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을 집중하고 위험수위까지 치솟았던 가계부채를 진정시키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하지만 금융정책의 방향성과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실종된 점,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규제 개혁 등으로 금융 경쟁력은 오히려 퇴보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습니다.

이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문재인 정부의 금융정책 가운데 가장 성과를 거둔 것은 천정부지로 치솟던 가계부채를 진정시킨 점입니다.

부동산 규제책의 핵심인 대출규제를 전방위로 펼치면서 우리 경제를 위협하던 시한폭탄의 초침을 무뎌지게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지난 정부 시절 11.6%에 달했던 가계부채 증가율은 현 정부 들어 5.8%로 절반이나 줄어들었습니다.

생산적 금융, 포용적 금융을 내세워 중소기업과 취약계층에 금융지원을 집중한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금융정책의 방향성이 오락가락을 반복한 데다 구체적인 실행방안도 실종된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힙니다.

<인터뷰>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가장 부족한 것은 금융업종별로 로드맵이 있어야 합니다. 로드맵을 갖고 예상을 하고 파급효과를 계산해야 하는데 서민금융이나 일부 업종 빼고는 로드맵이 없는 상태입니다"

금융사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겠다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다가도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한다며 번번히 시장 개입에 나선 점도 문제입니다.

실제로 카드 수수료 인하를 놓고 금융당국의 과도한 개입에 이른바 '관치금융'의 악령이 부활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습니다.

문재인 정부 2년간 수 차례 공언했던 규제 개혁이 여전히 제 자리 수준에 머물고 있는 점은 큰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규제를 풀겠다는 정책이 재탕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은 해 마다 반복되고 있습니다.

규제 장벽에 알맹이 없는 정책 탓에 금융산업의 경쟁력이 오히려 퇴보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우리나라 금융산업은 아직도 글로벌 금융회사와 비교했을 때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트랜드가 혁신금융쪽으로 가고 있는데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어 대비를 해야합니다"

'금융에 관심이 없고 정책도 보이지 않는다'는 오명을 쓰고 있는 문재인 정부.

집권 3년차를 맞아 금융업종별 로드맵 수립과 더불어 새로운 금융산업 창출을 위한 과감한 규제 개혁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한국경제TV 이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