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사 당기순이익 감소...주요 49개국 중 꼴찌 전망

입력 2019-04-22 16:10
올해 코스피 상장사의 당기순이익이 작년보다 13%가량 줄면서 주요 49개국 증시의 이익 증감률 가운데 꼴찌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2일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2019 주주총회 결산 연속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통해 "올해 코스피 상장사의 당기순이익이 120조6천억원으로 작년(약 139조4천억원)보다 13.4%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올해 세계 주요 49개국 증시의 순이익 전망치 증감률 순위에서 최하위"라고 설명했다.

이런 코스피 순이익 전망이 맞는다면 건설과 조선에서 대규모 부실이 터진 지난 2013년(-20.7%) 이후 최고의 감소율이기도 하다.

또 코스피 순이익이 작년 약 9% 준 데 이어 올해도 감소하면 지난 2012~2013년 이후로 첫 2년 연속 감소 사례가 된다.

김 센터장은 이익 감소의 원인으로 "무엇보다도 정보기술(IT)·자동차·화학 등 한국이 경쟁력을 가진 업종들의 경기 사이클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며 "특히 반도체 경기 하락으로 올해 삼성전자[005930] 순이익은 약 44% 줄고 SK하이닉스[000660]는 약 6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의 비중이 약 29.8%를 차지할 만큼 높은 상황에서 반도체 업황의 둔화는 기업 이익의 급감 원인이 된다고 덧붙였다.

또 과거 경제 위기 때는 정책 당국이 공격적인 금리 인하와 재정정책 등 경기 부양 정책을 편 데 힘입어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 기간이 2002년 카드 사태 때는 약 9개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는 7개월에 그쳤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더 길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김 센터장은 "작년 기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커버하지 못하는 상장 제조업체가 632개사로 전체 제조업체의 31.6%에 달했다"며 "특히 이 중 239개사는 3년 연속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에 못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의 경기 후퇴 국면보다 재무 부실기업 비율이 늘었다"면서 "그간 반도체 특수에 가려져 있었지만, 상당수 제조업체가 한계기업화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한편 토론자로 나선 이창목 NH투자증권[005940]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정기주총에서 나타난 주주 친화 정책 강화 움직임이 해외 투자자의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센터장은 "코스피 기업들의 작년도 배당 총액은 30조8천억원으로 5년 연속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올해 배당수익률도 2.5% 내외로 채권금리(10년 만기 국채수익률 1.9%)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돼 우리 증시의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올해는 개정 외부감사법(외감법)이 적용되면서 회계 불투명성도 개선됐다"며 "이러한 불투명성의 개선은 국내외 투자자가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