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진희 예수대 교수의 진짜 쿠바 이야기, ‘거꾸로 가는 쿠바는 행복하다’

입력 2019-04-19 13:37


최근 쿠바는 이색적 자연과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여행지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뮤직비디오와 TV프로그램에 자주 노출되면서 최근에는 한국인들의 ‘워너비’ 여행지로 자주 언급되고 있다. 그런데, 관광지로서의 쿠바가 아닌 ‘진짜 쿠바’ 이야기를 담은 책이 출간되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사실 냉전 시대 우리와는 먼 사회주의 국가였던 쿠바, 세계 최후의 공산주의 국가였지만 개혁개방으로 문호를 열면서는 오늘날 우리에게 친숙한 나라가 됐다. 체 게바라의 영혼과 살사,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의 큐반 재즈, 그리고 1950년대 도시 분위기에서 흘러나오는 독특한 에너지는 쿠바를 세계적 관광지로 탈바꿈하게 만들었다.

시대의창에서 출간한 <거꾸로 가는 쿠바는 행복하다>는 저자 배진희 교수가 1년간 쿠바 현지에 체류하며 쓴 책이다. 쿠바 소시민들과 만나 교류하며 인터뷰하고 그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 덕분에 기존 여행서나 학술서에 국한됐던 쿠바 관련 책에서 벗어나 이야기와 사진 등으로 구성된 사회학적이면서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돼 있다.

1부는 쿠바가 이뤄낸 성과들을 정리했다. 의료와 교육, 생활보장, 남녀평등, 노인복지, 사회안전망과 국제 구호활동 등 여덟 분야로 나누어 복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2부는 쿠바의 현 상황을 면밀하게 보여준다. 쿠바가 제한된 자원속에서 1부의 성과를 낼 수 있었는지가 담겨 있다.

3부에는 가진 것이 부족한 상태에서도 국민의 기본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비밀은 바로 쿠바 혁명의 역사에 있음을 확인한다.

마지막 4부에는 쿠바에서 겪은 소소한 경험과 생각을 모았다. 공존과 다양성의 공간으로서 쿠바를 들여다본 것인데,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규제와 자유, 불편함과 여유 그리고 내국인과 외국인이 공존할 때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를 두루 살피고 있다.

저자 배진희 교수는 “내가 만난 쿠바인들은 대부분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가난한 사람들이라기보다는 ‘게으를 수 있는 권리’를 누리는 사람들 같았다. 일을 하지만 한국인들처럼 혹독한 노동 시간을 견디며 일에 치여 ‘만성 피로’ 상태로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듯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라고 말하며 책에서 행복을 강조한다.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가 넘었지만 행복지수에서는 순위 밖으로 밀려 있다. 쿠바는 인구 1150만 명으로 1인당 국민소득은 1만 달러도 채 안되는 가난한 국가이지만, 그 안에서 살아가는 구성원들은 한국과는 다른 차원의 행복감을 누리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가지고 있었지만 잃어버린 것들을 재발견하게 한다. 어쩌면 우리는 행복의 기준을 엉뚱한 데 두고 있는 것이 아닐까?

박아름 blueberry@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