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WTI 0.2% 반등...리비아 생산 차질 지속

입력 2019-02-09 09:38
뉴욕 유가는 미·중 무역협상 관련 우려에도 리비아의 생산 차질 지속 소식 등으로 소폭 올라 마감했다.

8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08달러(0.2%) 반등한 52.7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4.6% 하락했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리비아 등 산유국의 원유 생산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커진 점은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달 내 정상회담이 무산되면서, 양국의 협상 마감기한인 오는 3월 1일 전에 무역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양국이 아직 협상의 초안도 마련하지 못한 상태란 지적도 나왔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주 미국 무선통신망에 중국 통신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란 보도가 나오는 등 무역긴장이 재차 고조될 위험이 커졌다.

미·중 무역갈등은 원유 수요 감소 우려를 자극하며 유가를 끌어 내리는 대표적인 요인이다.

여기에 전일 유럽연합(EU)이 유로존의 올해 성장 전망을 대폭 하향 조정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도 가중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다른 산유국의 감산 협력에 대한 비관적인 소식도 나왔다.

러시아 석유 대기업 로즈네프트의 이고르 세친 사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OPEC의 감산은 미국의 전략에 놀아나는 것이란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는 소식이 나왔다.

그는 OPEC이 주도한 감산은 러시아의 시장 점유율을 줄이는 등 러시아에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OPEC과 러시아의 협력 관계가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부상했다.

유가 상승을 지지하는 요인도 나왔다.

리비아 국영 석유공사(NOC)의 무스타파 사날라 회장은 이날 최대 유전지역 사라라의 원유 생산 활동이 단기간에 재개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최근 리비아국민군(LNA)이 리비아의 최대 유전지대인 사라라 지역을 다시 장악하면서 생산이 재개될 것이란 기대가 제기된 바 있다. 해당 지역에서는 하루평균 31만 배럴가량이 생산됐지만, 지난해 12월부터 생산이 중단됐다.

한편 미국 원유시추업체 베이커휴즈는 이번 주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채굴장비 수가 지난주보다 7개 늘어난 854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간 낙폭이 컸던 데다, 재료들도 뒤섞이면서 유가는 이날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 끝에 소폭 올라 마감했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가 유가에 지속해서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BNP파리바의 해리 칠링구리안 글로벌 원자재 시장 전략가는 "거시 경제의 위험이 유가에 양호한 공급 펀더멘털의 영향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