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더욱 옥죄는 개편안...우려 커지는 재계

입력 2018-08-27 17:35
<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대기업의 볼멘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재계 서열 1위인 삼성은 침묵하고 있습니다.

김상조 위원장이 금융 보험 계열사의 의결권 제한은 현행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삼성 입장에서는 달라진 게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재판 결과도 결코 유리한 상황이 아니어서 이를 우려하는 재계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송민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입법 예고한 공정거래법 개편 안에 따르면 삼성의 지배 구조 개편 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금융 계열사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은 의결권 행사가 제한될 전망입니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대기업 집단 소속 금융·보험사는 임원의 선임이나 해임, 정관 변경 등의 주요 사안을 처리할 때에는 총수 일가나 계열사 등 특수 관계인 지분의 15%까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이번 개편안에 금산 분리 잣대가 적용된 겁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상장사 비금융 계열사에 한해 임원의 선임이나 해임, 정관 변경 등에 대해서는 최대 15%까지 의결권 행사가 가능했는데 공정위는 대기업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예외 사유에서 ‘계열사 간 합병’을 제외한다고 밝혔습니다.

삼성 입장에선 당혹스러울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이 개편안의 대상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유일합니다. 이둘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은 각각 7.92%와 1.38%이기 때문에 개편안이 적용되면 삼성전자가 다른 계열사와 합병을 추진할 때 두 지분을 합한 9.3%의 의결권은 행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재계 전문가

“원인이 된 게 삼성 물산하고 제일모직하고 합병할 때 금융사 하나가 의결권을 행사했어요. 그게 발단이 돼서 이런 규제가 들어왔거든요. 계열사 금융사 중에 의결권을 갖고 있는 데가 삼성생명 밖에 없어요.”

재계는 이에 대해 재산권을 침해하고 일반적 입법 원칙에도 벗어나는 과도한 조치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기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지배 구조 개편에도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는 조치라는 입장입니다.

<인터뷰>유정주 / 한경연 기업혁신팀장

"일감몰아주기와 같은 경우에는 수직계열화된 집단의 효율성 을 저해할 우려가 있고 지주회사 규제는 정부정책의 일괄성이라던지 신규로 전환하는 기업집단에 대해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 항소심 판결에서 재판부가 삼성 경영권 승계를 위한 뇌물수수를 인정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둘러싼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데 이어 지배 구조 개편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삼성의 대응이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송민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