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예탁원, 자회사 낙하산 논란…골프파동 인사는 왜?

입력 2018-08-03 16:30
수정 2018-08-03 17:36


한국예탁결제원이 용역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만든 자회사 대표에 골프 파동으로 물러났던 김남수 전 경제부총리 정책자문위원을 선임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 2일 비정규직 용역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기 위해 자본금 10억 원 규모의 100% 자회사, 케이에스드림(KSDream)을 설립했습니다.

예탁원에서 경비, 환경미화원 업무를 하는 7개 직종 근로자 109명의 고용 안정을 보장하겠단 좋은 취지입니다.

그런데 109명의 일자리를 위해 만들어진 1명의 일자리가 눈에 띕니다.

바로 대표이사로 선임된 김남수 전 경제부총리 정책자문위원입니다.



김남수 전 위원은 참여정부 시절 사회조정 1비서관, 2비서관을 거치는 등 주요 인물로 부각됐지만 지난 2006년 3월 '골프 파동'으로 자리서 물러났습니다.

당시 황제 골프 논란 등으로 국가청렴위원회에서 공무원이 직무 관계자와 골프를 치는 것을 금지했는데, 발표 사흘 뒤인 대통령 주재 비서실 워크샵 이후 김남수 전 위원이 대기업 홍보이사와 골프를 쳐서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청와대와 청렴위가 이를 두고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인지 설전을 벌이다, 결국 사태가 일파만판 커지자 김 전 위원이 자진해서 사표를 냈습니다.

김 전 위원은 5개월 뒤에 8월에 한국전기안전공사 감사로 자리를 잡았는데, 1년도 안 돼 사퇴를 결정합니다. 이후 2017년 김 전 위원은 경제부총리 정책자문위원회 자문위원으로 돌연 위촉됐고, 이후 예탁원 자회사 대표까지 이어진 겁니다.

김 전 위원이 이런 저런 논란에도 계속해서 자리가 만들어지는 데는 과거 한국요쿠르트 노조위원장 시절부터 2002년 대선 때 노동 특보까지 맺어온 인연이 한 몫 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김 전 위원과 예탁원과 금융, 자본시장 사이에 연관성이 전혀 없다는 점도 의아한 부분입니다.

예탁원 관계자는 "과거 노동 관련 일을 한 것이 (선임) 이유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예탁원에 따르면 김 전 위원은 연봉1억5천만에 성과급까지 합치면 2억 원 이상의 고액을 받게 될 예정입니다.

예탁원 노조 측은 "자회사라 당장은 문제 삼기 어렵지만 향후 불합리한 일이 발생할 경우,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자회사를 통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시도하는 첫 금융 공공기관인 예탁원.

모범 사례인 만큼 오점이 남지 않아야 할 텐데, 이번 자회사 운영에서 공공기관에 걸맞은 공정성과 투명성이 담보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