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공연 김정은 위원장 참석 “남북간 조율된 것 아니다”
청와대 "김정은 평양공연 관람은 좋은 일…화해·대화 진전에 도움"
평양공연에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한 것은 남북간 조율된 게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는 2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우리 예술단의 평양 공연에 참석한 것은 남북 간 조율된 것이 아니지만,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만나 김정은 위원장의 예술단 평양공연 참석에 대해 "좋은 일"이라고 평가한 뒤 "김정은 위원장도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예술단의 남측 공연을 보셨으니 자신이 남측 예술단 공연 을 관람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라고 표현하지 않았느냐"며 "남북 화해와 대화를 진전시켜 나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평양공연을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셔틀 정상외교 가능성과 관련, 이 관계자는 "여러 가지 다 해볼 수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상대가 있는 문제여서 상대 상황을 고려하고 협의하면서 결정될 문제"라며 "북한에 제안할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방북 예술단과 태권도 시범단에 포함된 것과 관련, 그는 "상황 관리를 위해 혹시 일어날지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 간 것"이라며 "따로 무슨 메시지가 있거나 의제 조율 차원에서 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윤 실장이 평양에서 김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을 별도로 만날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10년 이상 얼어붙었던 한반도의 봄을 알리는 우리 예술단의 공연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 - 봄이 온다'가 1일 평양 대동강지구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 평양공연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비롯해 북측 정부 요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2층 객석 중앙에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나란히 앉아 공연을 관람하며 박수를 치는 모습을 보였다.
전날 평양공연은 같은 날 오후 갑자기 결정된 김 위원장 참석으로 예정보다 1시간여 늦은 우리시간으로 오후 6시 50분부터 시작돼 오후 9시까지 2시간 10분 동안 진행됐다.
가왕 조용필, 최진희, 강산에, 이선희, 윤도현, 백지영, 정인, 알리, 서현, 김광민, 그리고 걸그룹 레드벨벳까지 11팀(명)의 가수들은 3층으로 이뤄진 1천500석의 공연장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에게 남과 북, 세대를 뛰어넘는 26곡의 노래를 선사하며 평양공연을 화해의 장으로 만들었다.
평양공연의 문은 이번 공연의 주제인 '봄이 온다'를 형상화한 환상적인 홀로그램 퍼포먼스와 재즈피아니스트 김광민의 서정적인 피아노 연주로 열었다. 이어 정인과 알리가 자신들의 노래 '오르막길'과 '펑펑'을 부른 뒤 듀엣으로 '얼굴'을 들려줬다.
평양공연의 사회를 맡은 서현은 "이렇게 약속을 빨리 지킬 수 있을지 몰랐는데 봄에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며 "남북 관계에 희망의 꽃이 피어나고 있다"고 인사말을 했다. 서현은 지난 2월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의 서울 공연 때 북측 가수들과 함께 ‘다시 만납시다’를 부르며 화합의 무대를 연출한 바 있다.
특히 서현은 북한 노래인 '푸른 버드나무'를 부른 뒤 모든 출연진이 무대에 올라 '친구여'와 '다시 만납시다', '우리의 소원'을 합창하며 평양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피날레 송을 부르면서 일부 출연진은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짓기도 했다.
평양공연이 끝나자 관람석의 관객들은 일제히 일어나 기립박수를 쳤으며, 출연진은 꽃다발 세례를 받았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은 평양공연이 끝난 뒤 출연진을 불러 일일이 악수하며 격려하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우리 예술단의 평양공연은 2005년 조용필 콘서트 이후 13년 만이다. 이번 평양공연은 오는 27일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의 사전 행사이자 지난 2월 삼지연 관현악단의 방남 공연에 대한 답방 행사로 마련됐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의 평양공연 '깜짝 관람'으로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권 동안 경색됐던 남북 관계가 확실한 변화의 문을 여는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평양공연 이미지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