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결산을 마친 국내 증시에는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하는 '비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기업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달라지는 회계제도와 더불어 회계감사가 깐깐해졌고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회계처리문제도 본격적으로 이슈화 됐습니다. 유주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기업 결산 시즌이 마무리 되는 가운데 감사결과에 따른 증시퇴출 공포가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코스피에서는 성지건설, 세화아이엠씨가,코스닥에서는 수성, 감마누, 파티게임즈 등 총 16개사가 감사결과 '의견거절'을 받았는데, 이는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합니다.
여기에 총 22개사의 보고서 제출이 미뤄지고 있는데, 이중 레이젠, 모다, 제이스테판 등은 감사의견 비적정설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를 받은 상태입니다.
감사의견 비적정 의견을 받은 기업 숫자는 2015년에는 12곳, 2016년에 15곳을 기록했고, 올해는 보고서 제출이 미뤄지고 있는 곳까지 감안하면 그 숫자가 크게 증가할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이처럼 비적정 감사의견 증가하는 건 회계법인들의 감사가 꼼꼼해진 것이 이유로 꼽힙니다.
[인터뷰]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대우조선도 그렇고 건설도 그렇고, 최근 몇년간 이슈가 많았잖아요. 회계법인에서 소송 가능성이 높아진거죠. 예전보다 투자자들이 문제 있으면 회계법인 탓하고 하니까, 예전보다 훨씬 더 타이트하게 기업들에게 엄청 요구하거든요."
일부 회계법인들의 부실 감사가 도마 위에 오르자 정부는 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한편 국가가 감사인을 지정해주는 지정감사인제도 도입을 확대하는 등 제도개선도 추진중입니다.
감독당국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회계처리 기준을 면밀하게 따져보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금감원은 연초,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연구개발비를 초기단계부터 자산으로 처리하는 관행에 문제를 제기하며 테마 감리를 벌이겠다고 예고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에 감사의견 '한정'을 받은 차바이오텍은 회사가 자산으로 처리한 연구개발비를 회계법인이 비용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한국거래소는 이를 받아들여 차바이오텍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했습니다.
[인터뷰] 회계업계 관계자
"코스닥에 알앤디바이오 기업들 보면 대부분 자산으로 많이 잡혀있어요. 차바이오만의 문제는 아니고. 전통 제약사와 코스닥 바이오와 재무제표 보면 확 차이가 나요. 실적 없는 회사들은 자산 잡으려고 할 거고."
전문가들은 코스닥 바이오기업들의 경우 연구개발비가 자산으로 잡혀있는 경우가 많은 만큼 앞으로 제약·바이오 기업의 재무제표를 볼 때 주석까지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한국경제TV 유주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