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이 사실상 박원순 현 서울시장, 박영선·우상호(선수·가나다순) 의원의 3파전으로 재편된 가운데 주자들이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에 나섰다.
박영선 의원은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꿈이룸학교에서 "자연과 경제, 문화가 숨 쉬는 미래 서울의 청사진을 제시한다"며 서울시장 선거 출사표를 던졌다.
박 의원은 '숨 막히는 서울'을 '숨 쉬는 서울'로 바꾸기 위한 환경·경제·문화 분야의 3대 비전을 제시한 데 이어 블록체인을 이용한 '서울코인'의 도입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지난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시 민주당 후보로 나섰으나, 야권 후보단일화 경선에서 박원순 후보에게 져 통합후보의 자리를 내줬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책대결을 하고 싶다"며 "박 시장의 6년을 1, 2기로 나누면 1기는 잘했지만 2기는 미세먼지, 도시재생 등의 정책 면에서 실기했다고 본다"며 박 시장에 견제구를 날렸다.
당내에서 가장 먼저 출마 의사를 공식화한 건 우상호 의원이다.
우 의원은 지난 11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출마 선언식을 열어 "무난하지만 새로울 것이 없는 후보로는 이길 수 없다"며 세대교체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 의원은 '균형발전 서울', '생활적폐 청산하는 공정 서울', '칠드런(Children) 서울'을 골자로 한 3개 시정목표를 내건 데 이어 무료 공공 와이파이(Wi-Fi) 등 생활밀착형 정책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는 이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당 전국청년위원회 행사에 참석해 '청년 표심' 공략에도 열을 올렸다.
우 의원 캠프 측은 향후 펼쳐질 경선 레이스에서 이른바 선점 효과가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른 후보들보다 대표 공약 등을 미리 제시해 놓은 만큼 앞으로 펼쳐질 주요 이슈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반면 3선 도전에 나서는 박 시장은 일단 시정에 전념하면서 선거로 인한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만큼 최대한 '현역 프리미엄' 효과를 누리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그는 2014년 6·4 지방선거 때도 선거를 20일 앞두고서야 공식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박 시장의 출마선언 시기는 4월 중순께가 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선거 캠프는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 정식 개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욱 정무부시장 등 박 시장을 보좌해온 정무직 공무원 일부는 선거 준비를 위해 오는 20일께 일괄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6파전이 예상됐던 민주당 내 서울시장 경선이 3파전으로 규모가 많이 줄어든 것은 잇따른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폭로 등의 영향 때문이다.
민주당 복당과 함께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화하려 했던 정봉주 전 의원은 뜻밖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무소속으로 출마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민주당은 정 전 의원의 복당을 보류키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그는 이날 마포구 연남동 '연트럴 파크'에서 서울시장 출마선언을 하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전진한다. 회군할 일 없다"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선거 캠페인에 일찌감치 나섰던 민병두 의원도 지난 10일 성추행 의혹으로 국회의원 사직서를 제출한 데 이어 선거 도전마저 포기했다.
한편, '미투'와 무관하게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해온 전현희 의원은 지난 8일 "'강남벨트'의 정치적 구심점인 제가 자리를 지키고 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한다는 안팎의 요청이 있었다"며 전격 불출마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