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주도의 의료광고 사전심의 제도가 부활해 2015년 위헌 결정 이후 범람했던 불법·과장 의료광고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1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행정기관이 아닌 독립된 민간자율심의기구에서 의료광고를 사전심의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이 지난달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복지부는 이달 중으로 개정 의료법이 공포되면 9월 중으로 시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개정안은 의사회·치과의사회·한의사회 또는 소비자 기본법에 따른 소비자단체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을 충족하는 민간단체가 의료광고에 대한 사전심의와 의료광고 모니터링을 하고, 그 결과를 복지부 장관에게 제출하도록 했다.
모니터링 결과, 불법·과장 광고로 확인되면 복지부장관이나 지자체장이 정정·중단 등 조치를 내릴 수 있다.
또 사전심의 대상 의료광고를 버스와 지하철 등 교통수단 내부에 표시되거나 영상·음성·음향 및 이들의 조합으로 이뤄지는 광고, 이동통신단말 장치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확대했다.
개정안은 의료인 등이 법적 근거가 없는 자격이나 명칭을 표방하는 내용의 광고, 각종 상장이나 감사장 등을 이용하는 광고, 인증·보증·추천을 받은 광고 등을 하지 못하게 했다.
헌법재판소는 2015년 12월 23일 이른바 '사전검열금지 원칙'을 내세워 행정기관 주도의 의료광고 사전심의에 대해 일부 위헌 결정을 내렸다.
다만 헌재는 당시 "민간심의기구가 행정권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자율성을 가지고 독립적으로 사전심의하는 것까지 헌법에 위반된다는 취지는 아니다"며 민간자율심의기구에 의해 의료광고 사전심의가 이뤄질 수 있게 의료법을 개정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2017년 2월 15일 국회에서 '의료광고 사전 자율심의 의료법 개정안' 공청회를 여는 등 법 개정 작업에 나섰다.
남인순 의원에 따르면 의료광고 사전심의 건수는 위헌결정 전후로 2015년 2만2천931건에서 2016년 2천313건으로 대폭 줄어들며 유명무실하다시피 해졌다.
이렇게 최소한의 규제가 사라지면서 이를 악용하는 의료기관이 늘어나 각종 불법·과장 의료광고가 난무했다.
소비자시민모임이 공개한 실태를 보면, "의사도 받는 광대뼈 축소술. 15분 광대 상표출원!" "10년간 10만건, 탄력 있는 바비인형 몸매로!", "아시아·태평양 수술건수 1위, 강남 1 성형외과", "특허 받은 다이어트, 취준생 패키지 50% 할인" 등 검증 불가능하거나 객관적 근거가 없는 표현으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의료기관이 상당히 많았다.
심지어 '고객만족 우수브랜드 대상 수상'처럼 법적 근거가 없는 자격증이나 의료기관 수상실적을 과대 포장해 허위 광고를 하는 곳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