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CEO] 네이버 '신뢰 리스크' 한성숙의 해법은

입력 2018-02-22 17:26
수정 2018-02-22 18:15


<앵커> 톡톡CEO 시간입니다. 취임 1년을 맞은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그 주인공입니다. 산업부 신인규 기자 나와있습니다. 조금전 현장에서 만난 CEO를 통해서도 영상을 확인했지만 한 대표가 오랜만에 공개 석상에 나와서 발언하는 자리를 가졌죠?

<기자>

네, 한성숙 대표는 네이버의 상생 기술 포럼이라고 볼 수 있는 연례 행사인 커넥트 2017에서 김상헌 전 대표에 이은 후임 CEO로 대중에 소개됐는데 이번 커넥트 2018에는 직접 기조연설자로 나왔고 또 기자들과 만나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앵커> 많은 내용들이 나왔을 텐데, 우선 취임 1년간의 기록을 살펴볼까요.

<기자>

취임 1년 성적표를 살펴보면 숫자는 나쁘지 않습니다. 한 대표의 1년차 서 2017년 연간 기준으로 네이버는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은 4조6,785억원, 영업이익은 1조1,792억원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이번 간담회에서는 사상 최대 실적이라는 데에 대한 자부심보다는 고민이 더 드러나보였습니다. 한 대표 스스로도 “고민도 기대도 많았던 한 해”라고 간단히 소회를 내비쳤고요. 매년 사상 최고라는 실적 성장세는 유지하고 있지만, 한 대표가 취임 초부터 신경쓰겠다고 한 부분에는 잡음이 계속해서 생겨나는 모습입니다.

<앵커> 한 대표의 고민이라고 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을 들 수 있을까요.

<기자>

네, 간단히 정리하면 네이버쇼핑에서 네이버가 자사의 간편 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로 우선 결제하도록 유도한 것들이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논란이 있고요. 정치권 쪽에서는 여야할 것 없이 네이버의 검색이나 댓글과 같은 포털 기능이 공정하지 않다, 네이버의 댓글 정책에 문제가 있고 조작도 이뤄지고 있다는 공세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포털이라는 게 사람의 정보 욕구, 알 권리를 정확하게 충족해 줘야 하는게 경쟁력이고 본질인데, 이러한 것들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실적이 좋아도 최고경영자로서는 낙관할 수 없는 게 현재 상황이라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쉽게 말하면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리스크가 한성숙호 네이버에 나타난 겁니다. 그리고 한 대표도 이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는데, 대처 방안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21일 간담회에서 한 대표는 일단 뉴스 편집에서 네이버 내부자가 전혀 개입하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겠다, 또 댓글 서비스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 이런 발언을 했습니다. 사실 인터넷 서비스는 익숙한 것에 대한 어드밴티지가 있는데, 그런 익숙한 것들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전략이고 발언입니다. 예전에는 네이버 댓글 문제가 있었을 때, 그러니까 댓글을 특정 연령대가 조작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을 때 네이버는 댓글 참여자의 성별 연령 통계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왔거든요.

투명성 강화는 나아가야 할 방향이 맞는데, 그러면서도 기존 소비자들이 이탈하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는 부분에서는 한 대표가 어떤 복안을 갖고 있는지를 앞으로 실제 네이버 개편 이후에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그동안 포털들의 성공 방식은 기계적 중립에 있었던 게 아니라 이용자가 원할 것으로 보이는 정보를 어떻게 배치하고 구성하느냐, 여기에 있었거든요.

어제 장 마감 후에 나온 한 대표의 발언 이후 시장의 첫 반응은 22일 오전 장으로 볼 수 있는데, 일단 장 개장 직후에는 주가가 1% 가까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어쨌든 한 대표로서는 신뢰도가 흔들리면 현재로서는 공고해보이는 네이버의 위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생각, 어떤 발목잡기에 휘둘려서 본업 혁신이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하고 있는 것으로도 풀이됩니다.

<앵커>

발목잡기에 휘둘린다는 건 어떤 건가요.

<기자>

이를테면 이런 겁니다. 현재 네이버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하루에만 3천만이라고 합니다. 이용자가 많다 보면 자연히 발생하는 문제가 많을 수밖에 없는데, 거대 포털의 공정성 문제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면서 현재 국회에는 포털 규제법안들이 여러 건 올라와 있습니다. 포털 공정성 강화라는 취지라는 관련 규제 법안들을 살펴보면, 현재 통신사업자들이 부담하고 있는 방송통신발전기금을 주요 포털도 내라는 조항들이 숨어있습니다. 현재 발의중인 법안이 통과될 경우를 가정해보겠습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의 규제법안에는 포털이 광고매출 가운데 6%를 방송통신발전기금으로 내라는 조항이 있습니다. 2017년 기준 네이버의 연간 광고매출이 4,610억원인데 법안대로라면 277억원을 네이버가 내야 하는 거죠. 이러한 맥락들을 살펴보면 포털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는 배경에는 준조세에 가까운 대규모의 기금을 포털도 내라는 정치적인 논리도 숨어있을 수 있다는 시각이 있는 거죠. 간담회에도 관련 질문이 있었는데, 대표는 일단 즉답은 피했습니다.

한편으로 재미있는 건, 한 대표 취임 후 네이버가 지난해 영업수익 분류기준을 바꾸지 않았다면 내야 할 돈은 몇 배로 더 커질 수 있다는 겁니다. 2016년 네이버의 광고 매출은 2조9,670억원이었는데, 2017년 들어오면서 광고 매출이 급감한 게 아니라 네이버가 광고 매출 가운데 대부분을 비즈니스 플랫폼 매출이라는 이름으로 떼어내면서 이러한 효과가 발생했습니다.

<앵커> 여러 가지 문제 속에 네이버가 어떤 전략을 갖고 있느냐, 한 대표가 어떤 복안을 갖고 있느냐는 투자자로서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오늘 톡톡CEO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신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