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객원연구위원
- 출연 : 이주완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
Q.>작년 우리나라 수출은 반도체가 이끌었고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호황을 이끈 가장 큰 요인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라고 평가되고 있는데 2018년 반도체 시장과 기업들의 실적은 어떻게 될까요?
이주완 :
지난해 반도체가 사상 최대 호황이었고 우리나라 수출을 견인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반도체 호황은 수요 증가에 의한 것이 아니고 일시적인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 급등의 결과일 뿐입니다. 용량으로 환산한 2017년 메모리 수요 증가율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에 불과합니다. (중략) 아직 연초이지만 메모리 가격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올해도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은 우수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Q.>반도체 호황 고점에 대한 의견이 분분합니다. 반도체 사이클이 상반기에 꺾인다는 의견도 있고 올해까진 괜찮다는 주장도 있는데요 연구원님은 어떻게 보시나요?
이주완 :
저는 올해도 반도체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사이클 고점이 지난해인지 올해인지 여부는 하반기가 되어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4분기에는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하반기에 급락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하거든요… 현재의 초장기 호황은 독과점 고착화에 따른 비정상적인 상황이라…
Q.>아직 글로벌 기업들의 연간 실적 확정치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삼성전자가 인텔을 제치고 반도체 매출 1위를 달성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는데요. 삼성전자가 1위 자리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시는지요?
이주완 :
지난해 삼성전자가 인텔을 추월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메모리 가격이 올랐기 때문인데, 메모리 가격은 1~2년 내 다시 급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반해 인텔의 매출은 대부분 CPU 등 가격 변동이 거의 없는 비메모리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실적 변동이 크지 않습니다. 따라서 포트폴리오 상 큰 변동이 없다는 전제 하에 삼성전자가 지속적으로 인텔을 앞선다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일 것 같군요.
Q.>미국에서 세탁기와 태양광제품을 대상으로 포문을 연 세이프가드, 보호무역 조치가 반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시나요?
이주완 :
우선 세탁기 등 가전제품과 반도체는 큰 차이가 있는데 반도체는 주요국 간의 정보기술협정(ITA)이 체결되어 있어 관세가 없습니다. 따라서 세탁기와 동일한 방식의 무역보복은 불가능하고요, 대신 최근 SSD 관련 특허 소송이 언급된 바와 같이 지식재산권 관련 공세가 예상됩니다. 품목이 SSD로 국한된다면 SK하이닉스는 별 영향이 없지만 삼성전자는 타격을 입을 것 같고, 메모리 제품 전반에 걸친 공세를 펼친다면 좀 어려운 상황이 될 수도 있겠지요…
Q.>2020년을 전후로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위협 요인은 '반도체발(發) 경기 침체'가 될 수 있다고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보고서를 발간했는데요, 주력 산업인 반도체가 2020년 중국발 불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주완 :
수요는 더 이상 반도체 시장 경기를 결정하는 요소가 아닙니다. 수요는 항상 풍부합니다. 심지어 글로벌 금융위기로 수출이 반토막 났던 2009년에도 메모리 수요는 40% 증가했거든요… 결국 공급이 경기를 결정하는데 현재는 공급이 매우 타이트한 상태라 가격이 상승했지만 (중략) 올해 완공되는 중국 기업의 메모리 반도체 공장 3개의 생산능력은 월 26만장으로 삼성전자의 23% 수준에 달해 수급 균형이 순식간에 무너지게 됩니다. 2019년이 되면… (중략) 2025년 중국의 시장점유율은 18%까지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Q.>그렇다면 올해 안에 반도체 불황기가 시작될 수도 있겠네요?
이주완 :
이론적으론 그렇지만 중국 반도체 팹의 수율, 가동률 등의 변수가 있어 4/4분기부터 공급과잉이 심화되고 메모리 가격이 폭락할 수도 있고 그 시점이 내년 상반기로 지연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