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기지 한미연합사 본부, 국방부 영내로 이전 사실상 합의

입력 2018-01-04 20:16


한국과 미국의 국방당국이 서울 용산기지에 있는 한미연합사령부 본부를 국방부 영내에 두는 방안에 사실상 합의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그간 용산 미군기지 이전사업과 관련해 연합사 본부를 현재대로 용산기지에 둘지, 합참 청사에 입주시킬지를 놓고 한미간 협의를 해왔다. 우리 측은 합참 청사에, 미측은 용산기지에 잔류를 희망해 왔는데 일단 국방부 영내에 둔다는 큰 원칙에 양국 국방당국이 합의를 했다는 것이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은 이날 서울사이버대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초청 강연에서 "한미연합사령부의 경우 본부는 서울에 잔류할 것"이라며 "한국 국방부와 합참이 있는 국방부 구역 안에 함께 있음으로써 한미동맹의 군사적 역량을 한 곳에 집중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용산기지에 있는 한미연합사령부 본부를 주한미군 기지 이전 이후 국방부 구역에 둘 계획을 처음으로 공개한 것이다.

국방부도 브룩스 사령관 발언 이후 '입장' 자료를 통해 "한미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까지 용산기지 내에 잠정 유지하기로 했던 한미 연합사 본부를 국방부 부지 내로 이전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는 전작권 전환 이후 구성될 미래연합군사령부로의 원활한 전환을 지원하고, 전작권 전환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미 연합사 본부의 국방부 부지 내 이전은 향후 용산공원 조성사업의 보다 완전성 있는 추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군의 한 관계자는 "한미연합사 본부를 국방부 영내에 두기로 원칙적인 합의를 이뤘다"면서 "국방부 청사와 합참 청사가 아닌 영내 다른 건물로 입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국방부와 합참 청사를 배제한 것은 미군 장비를 가동하는 전기시설의 일부가 우리와 다르다는 것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일각에서는 국방부 영내에 있는 국방시설본부를 최우선 입주 장소로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시설본부가 미군기지와 담장 하나를 두고 있어 기존에 미군기지에 가설된 전기시설을 끌어다 사용하기 편리하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국방시설본부 건물에 들어가는 방안을 비롯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곧 입주 지역을 확정해 주한미군과 국방부 간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는 2014년 10월 제46차 안보협의회(SCM)에서 용산기지가 경기 평택으로 완전히 이전하더라도 연합사 일부를 용산기지에 잔류시킨다는 데 합의를 한 바 있다.

국방부는 용산기지에 잔류를 희망하는 미측의 사정을 고려해 용산기지 반환 후에도 전체 면적의 10% 내외를 계속 공여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하지만 서울시와 정부 일각에서 용산공원 조성에 차질이 우려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해 양국 국방 당국이 연합사 본부를 국방부 영내의 건물로 입주시키는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연합사 본부가 현재의 위치에서 이전, 국방부 영내 건물로 옮겨올 경우 미군의 용산기지 반환 후 추진되는 용산공원 조성계획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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