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증시가 호조를 보이면서 모처럼 펀드로 뭉칫돈이 흘러들었습니다. 이 가운데 수익률과 자금유입 면에서 상장지수펀드, ETF로의 쏠림이 뚜렷하게 나타났는데요, 한때 명성을 날렸던 대표 펀드들의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습니다. 올해 펀드시장에 나타난 특징을 유주안 기자가 정리해드립니다.
<기자> 올해 증시가 워낙 활황을 보였던 덕에 시장지수를 그대로 쫓아가는 ETF와 인덱스 펀드의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수익률 순서대로 펀드들을 줄세워보니 상위 20위까지를 ETF와 인덱스 펀드가 싹쓸이했습니다.
IT주와 코스닥150 지수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들 수익률은 100%를 넘나들었고, 삼성그룹주펀드, IT섹터 투자펀드들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펀드매니저가 종목을 선별해 투자하는 액티브펀드 가운데에서는 맥쿼리코리아국가대표펀드(31.8%)와 신한BNPP뉴그로스 중소형펀드(30.8%)가 30% 넘는 수익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액티브 펀드들은 IT와 바이오 등 특정 섹터가 주도하는 강세장을 쫓아가지 못했습니다.
액티브펀드 평균 수익률은 16.7%로 코스피 상승률 (21.4%)을 밑돌었고, 펀드 가운데 가장 큰 규모가 큰 신영밸류고배당(16.2%)과 메리츠코리아(13.7%), KB밸류포커스(7%) 등의 성적은 평균도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저평가 가치주에 투자하는 다른 펀드들 역시 성장주가 우세했던 올해 시장에서 맥을 추지 못했습니다.
ETF로 6조원의 막대한 자금이 유입된 것과 대조적으로 액티브펀드 자금유출은 올해에도 이어졌습니다.
특히 한때 국내 펀드시장을 대표하던 한국투자네비게이터(5600억원), KB밸류포커스(5400억원), 신영밸류고배당 (5200억원) 등은 대규모 환매에 몸살을 앓았습니다.
[인터뷰]이제원 한국펀드평가 마케팅팀
올해 액티브펀드들, 이 가운데 대형펀드 위주로 지난해까지 마이너스 성과 보이던 펀드들이 수익률을 회복하면서 환매세로 이어졌고, 환매된 자금들이 보다 환매와 거래가 쉬운 ETF로 유입됐음을 알 수 있다.
높은 수익률에 비과세 혜택까지 주어진 해외주식형펀드에는 7조7천억원 가량의 뭉칫돈이 흘러들었습니다.
국가별로는 중국에 2조3천억원, 인도와 베트남에 각각 5천억원, 섹터로는 IT에 1조원이 유입됐고, 중국(32.8% ), 인도(28.4% ), 베트남( 27.3% ) 순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가장 높은 수익을 낸 미래에셋TIGER MSCI 이머징마켓레버리지ETF(67.5%)의 밑으로 미래에셋차이나그로스(67.1%), KTB중국1등주(65.2%), 미레에셋차이나디스커버리(65.2%), JP모간차이나(53.9%), 삼성누버거버먼차이나(53.7%) 등 중국펀드들이 상위를 석권했습니다.
신한BNPP봉쥬르차이나,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 슈로더차이나그로스 등 간판 중국펀드들에서 자금이 이탈해 KTB중국1등주, KB중국본토A주, KB통중국고배당 등 비교적 최근 설정된 펀드들로 유입된 점도 눈에 띄었습니다.
한국경제TV 유주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