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썌도보팅 폐지에 '발만 동동'…"아직은 시기상조"

입력 2017-11-30 17:12
수정 2017-11-30 23:53


<앵커>

'섀도 보팅' 폐지를 앞두고 상장 기업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 많은 중소형 상장 기업들의 경우 의결 정족수를 맞추지 못해 주주총회를 열지 못하는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계속해서 임원식 기자입니다.

<기자>

섀도 보팅의 폐지를 앞두고 상장 기업들의 가장 큰 우려는 '과연 주주총회 의결 요건을 맞출 수 있겠는가' 입니다.

예컨대 이사를 선임하려면 전체 발행 주식의 4분의 1 찬성과 출석 주식수 과반의 찬성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국내 상장기업 5곳 가운데 1곳 이상은 대주주 지분율이 25%가 채 되지 않습니다.

즉 의결권 행사를 위한 확실한 지분 확보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섀도 보팅 폐지로

이사 선임은 물론 재무제표 승인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정관을 고치거나 인수·합병 같은 특별 안건 처리는 더더욱 어려워집니다.

전체 발행 주식의 3분의 1 찬성, 출석 주주의 3분의 2 찬성으로, 결의 요건이 더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감사 선임의 경우에도 대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되면서 선임에 난항이 예상됩니다.

실제로 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의 주총 안건 10건 가운데 7건 이상은 섀도 보팅이 없었다면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을 거란 분석입니다.

또 섀도 보팅 폐지가 개인 투자자가 많은 중소형 상장기업에 더 큰 타격을 줄 거란 전망까지 나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자며 별다른 안건 없이 기업들은 우후죽순 임시 주총을 여는 형국입니다.

지난 2달 사이 임시 주총건수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기업들은 마땅한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섀도 보팅을 없애는 건 시기상조라며 섀도 보팅 일몰에 따른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임원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