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논란 생리대 판매중지 법적 근거 없어"

입력 2017-08-22 18:05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부작용 논란이 일고 있는 생리대 문제에 대해 "빨리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류 식약처장은 22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국민의당 손금주 의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하지만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독성 물질에 대해 정확히 답하지 못하는 등 이번 사태에 대해서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손 의원은 류 처장에게 '독성 생리대' 문제를 알고 있느냐고 확인하고 TVOC(총휘발성유기화합물)가 무엇이냐고 물었지만 류 처장은 "휘발성 물질…"이라고 얼버무렸고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고 하자 "아직 보고를 못 받았다"고 답했다.

또 독성 물질이 어느 부분에서 발생하는지 아느냐는 손 의원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지만 "어디냐"고 다시 묻자 "구체적으로 답해야 하나"라고 되물었다.

TVOC는 생리대를 속옷에 고정하는 접착제 부분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재 생리대에 대한 규제 항목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류 처장은 전 세계적으로 TVOC는 기준이 없어 2016년부터 TVOC에 대해 연구사업을 하고 있고 수거검사도 하고 있다고 답했지만, 품질검사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에 역시 답하지 못했다.

손 의원이 "부작용 문제가 제기되는 독성 물질에 대한 개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대한 답변도 너무 포괄적"이라는 지적에는 "어제, 오늘 일어난 일"이라고 엉뚱하게 답하기도 했다.

특정 생리대를 사용한 뒤 생리량이 줄고 생리통이 심해졌다고 호소하는 소비자들의 불만은 1년 전부터 인터넷을 중심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식약처는 최근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품질검사에 해당 제품을 포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품질검사는 제품이 품질기준에 맞게 생산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으로, 기준이 없는 독성 물질에 대한 점검은 이뤄지지 않는다.

지난 3월 여성환경연대와 강원대 생활환경연구실 김만구 교수 연구팀은 국내 생리대 10종에서 발암 물질을 포함한 유해물질 22종이 검출됐다고 밝힌 바 있다.

류 처장은 "지금 기준으로는 부작용 문제가 제기되는 생리대 판매를 중지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위해도 검사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 "빨리 이뤄지도록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무소속 서영교 의원도 "국민 절반인 여성이 생리대를 사용한다"며 식약처에 빠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여성가족부와 공정거래위원회도 같이 생리대 안전과 가격 문제에 대응해 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