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원 시대 육박...임금 인상 양날의 컬

입력 2017-07-17 23:33


<앵커>최저임금 인상이 앞으로 우리 산업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여느 경제 정책과 마찬가지로 이익을 보는 사람이 있다면 손해를 보는 쪽도 생기기 마련일 것입니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를 박준식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대하는 것은 소득 주도 성장입니다.

최저임금 인상의 이상적인 효과는 임금과 고용이 늘어나고 생산과 소비가 급증하는 것으로 이른바 소득 주도의 성장의 선순환을 이루겠다는 것입니다..

실제는 어떨까요. 미국 워싱턴대학이 시애틀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최저임금을 올리자 근로자의 일자리와 근로 시간이 모두 감소했고 소득도 줄었습니다.

2016년 최저임금이 11달러에서 13달러로 인상되자 9만3,382개였던 일자리가 8만6842개로 7% 감소했습니다.

임금은 3% 올랐지만 근로 시간이 9% 감소하면서 결과적으로 저소득 근로자의 월 평균 임금이 125달러씩 줄어들었습니다.

미주리주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져 결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저임금을 오히려 낮췄습니다.

우리나라도 최저임금 오르면 일자리·임금 줄어들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6월 최저임금 고율 인상에 따른 대응을 물었더니 절반 이상인 56.0%의 중소기업이 신규 채용을 줄이겠다고 답했습니다.

40% 이상의 업체는 있는 직원을 줄이겠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아예 사업을 그만두겠다고 답한 경우도 10명 중 3명에 달했습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의 조사를 보면 최저임금이 1만원이 되면 외식 업계에서만 27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외식업계 영업이익률 도 10%에서 1.7%로 급락하면서 신규 일자리를 늘릴 여력이 줄게 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이러한 위험 요인을 감안해 최저임금 인상이 최종 확정된 이후 정부는 이례적으로 즉각적인 후속대책 마련에 들어갔습니다.

PC방과 편의점 등 8개 업종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직접적인 타격이 우려된다며 급여 인상분을 지원한다는 것입니다.

근로자 1인당 월 평균 12만 원 정도 지원하며 필요한 재원은 모두 3조 원 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대해 중기중앙회는 내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결정되면서 근로자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금액은 15조2,000억원, 최저임금 1만원을 가정하면 81조5,259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습니다.

여기서 또 다른 두가지 논란이 제기됩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자영업 직원의 인건비를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 또 정부의 급여 보전을 언제까지 누구에게 해줘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될 전망입니다.

다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가속화는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식당 같은 외식업체들은 정부가 임금 상승분을 지원해도 당장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각종 원재료 가격이 오르고 그 영향은 도미노처럼 확산되는 것은 시간 문제.

한국노동연구원 자료를 근거로 내년 최저임금인상률 16.4%를 적용하면 0.32%에서 0.65%가량 물가가 상승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한국은행이 전망한 1.9%의 상승률 전망치를 더하면 2.5% 이상 물가가 오를 전망입니다.

지난해 연말까지 최악으로 치달았던 실질 소득과 실질 소비의 감소가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떤 국면을 맞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준식입니다.